이영춘 시인 ‘참회록을 쓰고 싶은 날’ 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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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춘 시인 ‘참회록을 쓰고 싶은 날’ 상재

    이영춘 시인, ‘참회록을 쓰고 싶은 날’ 출간
    회고와 고백 담은 시, 치유와 성찰로 이끌어
    윤동주 ‘참회록’ 연상, 죄책감과 무력감 노래

    • 입력 2024.12.15 00:05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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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회록을 쓰고 싶은 날’ 표지.
    ‘참회록을 쓰고 싶은 날’ 표지.

    “제대로 살지 못했다고/제대로 살고 있지 못하다고⋯내 부끄러운 얼굴은 어느 유목민의 후예인가”-이영춘 작 ‘참회록을 쓰고 싶은 날1’ 中 

    이영춘 시인이 신작 시집 ‘참회록을 쓰고 싶은 날’을 상재했다. 깊은 참회의 감정을 담은 시인의 고백들이 독자를 치유와 성찰로 이끈다. 

    여든을 넘긴 시인은 70편에 달하는 시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인생을 참회한다. 스님이 싫어 교회를 다닌다고 했던 어린시절의 거짓말과 윗목 냉골에서 주무시던 할머니를 향한 죄책감과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옛 기억들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세월호 참사로 잃은 수많은 영혼과 인력 시장이나 강에서 목숨을 잃은 청년들을 이야기하며 현대사를 애도한다. 

    표제작 ‘참회록을 쓰고 싶은 날’은 윤동주의 ‘참회록’을 연상시킨다. 참회록은 어쩔 수 없는 창씨개명을 앞둔 윤동주 시인이 이를 5일 앞두고 쓴 시다. 윤동주와 이영춘 시인은 각각 제 기능을 잃은 구리거울과 청동거울을 통해 그들의 자책이 오래된 것임을 고백한다. 이들은 어두운 현실과 이를 이겨내지 못하는 죄책감과 무력감을 섬세한 언어로 노래한다. 

     

    이영춘 시인
    이영춘 시인

    시인은 커피 한 잔과 변기에서도, 지인의 결혼식이나 장례식장과 같은 일상에서도 현실을 읽어낸다. 그리고 그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삶의 비애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형상화한다. 시인은 때로는 혼잣말처럼 때로는 울분을 토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작품은 비관적이거나 냉소적으로 흘러가지 않고 공감과 동감을 끌어낸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은 삶의 불가피한 진정성에 대한 옹호로 나아가게끔 하는 기막힌 균형을 취하고 있다”며 “그러한 흐름 속에서 이영춘 시인은 우리 시대 서정시의 거장으로 우뚝하기만 하다”고 평가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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