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분들을 진료하다 보면 ‘역류성식도염’ 진단을 받은 분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어르신들은 생목이 오른다는 표현을 하시곤 하는데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속 쓰림, 신트림, 목에 가래 걸린 듯한 이물감, 가슴의 답답함 등의 증상과 더불어 두근거림이나 수면장애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병명은 없지만 ‘조잡증, 탄산증, 매핵기’ 등으로 의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식도염의 원인과 처방은 남녀노소와 체질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여성의 경우 마음이 편치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흔히 신경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48세 여성분이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는데 늘 식사하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며 가스가 많이 차고 대변도 시원치 않다고 오셨습니다. 이분은 상담 중 몇 마디 말을 한 후 반복해서 ‘음음’소리를 내며 목을 가다듬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것을 매핵기라고 합니다. 여성의 매핵기는 주로 심기울체 즉, 마음이 편치 않을 때 발생합니다. 마음이 편치 않은 분들의 또 다른 특징은 찡그리거나 웃을 때 미간에 주름이 지거나 미간에 여드름 같은 것이 잘 생기고 가슴이 답답해 한숨을 자주 쉬는 것입니다.
남자분들의 식도염은 명문화쇠나 기가 허해서 발생하는데 명문화쇠란 흔히 양기가 떨어지는 것을 말하며 기가 허하다는 것은 체구는 큰데 땀을 유난히 많이 흘리거나 쉽게 지치고 평소 묽은 대변을 자주 보는 경우를 말합니다.
노인성 식도염은 비위기능이 약해서 발생하는데 비위는 믹서기에 비유되고 믹서기 성능이 떨어져 음식을 소화하고 삭히는 힘이 떨어진 경우입니다.
새벽이나 공복에 속 쓰림이 심해진다는 분들도 있는데 이것은 심장이 약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심장이 약하다는 것은 예민하다는 뜻으로 늘 근심, 걱정이 많고 매사에 실수하면 안 되고 뭐든지 잘해야 되고 남한테 피해 주면 안 되는 성향이 강한 분들이 해당합니다.
식도염이 있는 경우 치료보다 섭생을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동의보감에 보면 반드시 후미를 끊고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여야 병이 낫는다고 합니다. 후미라는 것은 기름진 음식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치킨이나 피자 같은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고기 종류는 반드시 삶아서 익힌 것을 드시는 것이 좋은데 예를 들면 수육이나 백숙, 찜 등은 괜찮습니다.
배불리 먹고 바로 눕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식습관이므로 반드시 고쳐야 하며 식후에 15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 매우 좋습니다. 특히 걸을 때 껌을 씹으면서 걸으면 더더욱 좋은데 소화에도 도움이 되지만 껌을 씹으면 치아를 운동시켜 뇌기능이 좋아지므로 치매 예방은 물론 기억력 향상도 도움이 되므로 꼭 실천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가끔 일이 늦게 끝나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밤늦게 식사를 하는 분들은 반드시 배부르게 드시지 말고 가볍게 드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밤늦게 식사를 많이 하거나 식후 눕게 되면 적취가 생긴다고 하는데 적취란 덩어리나 혹을 말하고 요즘 말로 용종이나 암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끝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음악을 들으면서 식사를 하시면 소화력을 돕고 위장질환을 예방하는데 좋은데 “비위는 음악을 좋아한다”라는 재미난 한의학 이론이 있습니다. 규모가 큰 식당이나 레스토랑에 가면 음악을 틀어놓는데 분위기상 그렇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소화를 돕는 이유도 있는 것입니다.
■ 김도경 필진 소개
- 희망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천천히 채소위주로
식사후 움직이는 몸을으로
습관들이면 되네요ᆢ
나이먹을수록 욕심 을 버립시다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