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고 재학 중에 항일독립운동으로 퇴학당했거나 옥고를 치른 3명을 포함해 도 출신 10명이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았다.
국가보훈부는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춘천고 교내에서 독립 만세를 부르고 동맹휴학을 벌여 퇴학당한 이양원 선생 등 강원도 출신 10명에게 애족장 등을 추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양원 선생(대통령표창·학생운동)은 강릉 출신으로 춘천고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29년 12월19일 광주학생운동에 동조해 일어난 춘천고 독립만세 시위와 동맹휴학을 주도해 퇴학당했다.
당시 춘천고등보통학교(현 춘천고) 학생 350명은 12월 19일 오전 2교시가 끝나자마자 일제히 운동장에 모였다. 2학년생 곽재원이 조회대에서 광주에서 학생운동이 일어난 사실을 알리며 동맹휴학을 벌일 것을 주장하자, 전교생이 함께 조선독립만세를 불렀다. 당시 교정에는 “압박 교육에 복종해야 하는가, 해방운동을 위하여 결사의 각오로 휴교를 단행하자”는 내용의 격문이 뿌려졌다.
유찬기 선생(건국포장·국내항일)은 춘천고 4학년 때인 1940년 8월 고향인 양양군 속초면에서 열린 양양군 축구대회에 유학생팀 주장으로 참가해 일본의 왕위 계승을 비방했다며 일명 불경죄로 처벌받고 퇴학됐다. 함흥지법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그는 이후 6·25전쟁에 참전해 육군 대위로 예편했고, 고성군 죽왕면 면장을 지냈다.
춘천 출신 박승간 선생(대통령표창·국내항일)은 1937년 춘천에서 농민운동에 종사하면서 조선독립을 꾀하는 비밀조직인 ‘무명그룹’에 참여해 활동하다가 옥고를 치렀다.
춘천지역 항일운동가들을 발굴해 서훈을 추진한 김동섭 본지 편집인은 “광주학생사건에 동조해 일어난 1929년의 춘천고 만세 시위로 독립유공자가 인정된 경우는 처음”이라며 “같은 사건으로 퇴학당한 10여명은 보훈부의 심사에서 여러 사유로 탈락되거나 보류되었는데 앞으로 재심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서훈받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편집인은 지난 3·1절에도 춘천 독립운동가 8명을 발굴하며 지역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했다. 그가 발굴해 포상을 받은 지역 독립운동가는 모두 14명이다.
이와 함께 회양과 통천에서 3·1만세 시위로 옥고를 치른 신태윤(회양), 김두만(통천), 우낙영(통천)선생은 애족장을, 미국 하와이에서 독립자금을 지원한 고덕화 선생은 건국포장을 받았다.
일본에서 항일투쟁을 한 김기영(철원), 노재용(고성)선생은 각각 애족장, 성기옥(인제)선생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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