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피플] 달리며 건강·사랑·희망 나누는 ‘춘천러닝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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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피플] 달리며 건강·사랑·희망 나누는 ‘춘천러닝크루’

    춘천 최대 달리기 동호회 '춘천러닝크루'
    진입장벽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 가능
    함께 뛰며 서로가 서로의 안전과 완주 응원
    플로깅·연탄봉사 등 환경 보호와 이웃 사랑 실천

    • 입력 2023.12.17 00:02
    • 수정 2023.12.18 17:03
    • 기자명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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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한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화가 기안84의 마라톤 풀코스 도전기가 공개됐다. 서울의 한 러닝 크루와 함께 한강에서 연습하고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완주한 기안84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과 함께 분당 시청률이 12.6%까지 치솟아 큰 화제가 됐다. 

    이같이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러닝 크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호반의 도시 춘천에도 ‘달리기’를 위해 모이는 러닝 크루가 존재한다. 창단 5년이 된 ‘춘천러닝크루’는 약 400회의 정기 및 번개 러닝을 진행하고, 다수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입상하기도 했다. ‘개인’이 중요한 2030세대가 ‘함께’ 뛰는 러닝 크루에 관심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춘천러닝크루를 통해 살펴보았다.

    2018년 5월 창단한 춘천러닝크루 (사진=춘천러닝크루)
    2018년 5월 창단한 춘천러닝크루 (사진=춘천러닝크루)

    ‘혼자’서 ‘함께’ 달린다

    춘천러닝크루는 정회원 100여 명과 준회원이 260명에 달하는 춘천 최대 규모의 달리기 동호회이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대부분 학생과 직장인이라 정기 런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8시 등 저녁에 뛰는 걸 선호한다. 

    동절기를 맞아 현재는 방학 중이지만 주 코스는 석사천 산책로, 강원대학교 대운동장, 공지천 산책로, 소양강 처녀상 등 정해진 트랙을 벗어나 춘천 도심 곳곳을 달리고 SNS를 통해 춘천 달리기 코스를 소개하기도 한다.

    이곳에는 엄격한 규율과 과도한 연대 의식, 진입 장벽이 없다는 점이 기존 동호회와의 차이점이다. 

    정회원, 준회원 등이 존재하지만 사실 SNS 등에 공지된 일정만 확인하면 자신의 일정에 맞춰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개인의 생활이 중요한 젊은 세대의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춘천러닝크루의 정기 런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 (사진=춘천러닝크루)
    춘천러닝크루의 정기 런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 (사진=춘천러닝크루)

    '나'만의 취미가 '우리'를 만든다 

    러닝 크루의 참여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문득 달리고 싶다면 일정을 확인하고 운동화 끈만 질끈 묶고 나와 함께 달리면 된다.

    일과를 마치고 늦은 밤 혼자 뛰는 것은 위험하고 더 쉽게 지치고 포기할 수 있지만, 서로가 서로의 완주를 돕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돼 함께 뛰면 조금 더 안전하게 달리며 자신의 건강과 일상의 여유, 스트레스 해소라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나의 시간과 취미를 찾아 혼자 나와 함께 달리게 된 이들은 지자체에서 찾고자하는 '청년층 이탈과 저출산 극복의 해답'을 의외의 상황에서 찾기도 했다.  

    춘천러닝크루 손정희 페이서도 “춘천러닝크루에서 취미를 함께하며 결혼까지 한 부부가 10쌍이 넘는다”며 “춘천이 퇴근 후 청년들의 삶을 응원하는 건강한 지자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춘천러닝크루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해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한다. (사진=춘천러닝크루)
     춘천러닝크루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해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한다. (사진=춘천러닝크루)

    건강’한 마음을 ‘공유’한다.

    '춘천러닝크루’는 춘천을 기반으로 달리기와 마라톤의 즐거움을 함께하고 나아가 건강한 마음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2018년 5월 창단됐다.

    5년여간 꾸준히 활동하며 2023년 춘천시장배 이어달리기 대회에서 종합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최근에는 가치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달리기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으로 함께 달리는 길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고, 혼자보다 함께 달릴 때 힘을 얻은 것처럼 겨울에는 어려운 이웃에게 힘을 주는 연탄 나눔을 실천한다.

      춘천러닝크루 회원 50여명은 16일 춘천 소양동 일대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했다. (사진=춘천러닝크루)
      춘천러닝크루 회원 50여명은 16일 춘천 소양동 일대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했다. (사진=춘천러닝크루)

    16일에는 50여명의 춘천러닝크루 회원이 춘천시 소양동 일대에서 연탄 1200장을 구입해 직접 배달하는 봉사를 했다. 

    춘천러닝크루 최재희 대표는 "어려운 이웃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돕는 작은 실천으로 ‘함께’의 가치를 나누고, 몸도 마음도 더욱 건강한 크루가 되길 바란다” 며 “춘천러닝크루 구성원이 행복함을 느끼는 만큼, 우리로 인해 춘천이 더 발전하고 살기 좋은 곳이 되길 소망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달리기가 러닝 크루를 통해 함께라는 힘을 갖게 되면서 건강과 행복, 나눔의 의미를 담는 컬래버레이션 효과를 내고 있다.

    [한재영 기자 hanfeel@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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