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투성이’ 강원연구원⋯도의회 행감서 질타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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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혹 투성이’ 강원연구원⋯도의회 행감서 질타 쏟아져

    강원자치도의회, 연구원 행정사무감사
    연구원 발간 책 저자·운영 실태 지적
    강원도정 싱크탱크 역할 미흡 집중 질타
    “제 갈 길 제대로 가지 않고 있다”

    • 입력 2023.11.14 00:01
    • 수정 2023.11.18 20:17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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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제324회 정례회에서 강원연구원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의회)
    강원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제324회 정례회에서 강원연구원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의회)

     

    강원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강원연구원의 ‘극우인사 초청 강연’과 ‘부적정 인사 논란’ ‘연구성과’ 등에 대한 의혹과 질타가 쏟아졌다.

    류인출(원주7)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은 13일 강원연구원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 6월 발간한 책 ‘강원도 분권으로 새 시대를 연다’ 저자를 둘러싼 의혹을 캐물었다.

    류 의원은 “책을 발간하는 비용은 연구원에서 냈지만, 책 표지에는 강원연구원이라는 말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며 “현진권 강원연구원장과 박사 이름 한 명만 들어가 있는데, 공교롭게 해당 박사가 소급 승진 대상자로 징계를 받은 인물이다. 원장 이름을 올려주는 차원에서 소급 승진시켜준 거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추궁했다.

    현진권 원장은 “경험상 연구원 이름으로 책을 발간하면 보는 독자가 많이 없다”며 “많은 사람이 읽게 하려고 가능한 연구원 냄새가 안 나게 했다”고 해명했다.

    극우인사 초청 강연을 두고도 또다시 말이 나왔다. 이번엔 현 원장이 강원연구원 직책을 발판으로 중앙 정계 진출을 꿈꾸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류 의원은 “윤석열 정부 요직에 앉아있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강원연구원 각종 포럼, 세미나 강사로 오는 경우가 있다”며 “강원도 혈세로 이 인사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수당도 주면서 본인의 인맥을 넓히고 있는 것 같다. 모 대학 교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주제와 관계없이 열 번 가까이 와서 강사료를 챙겨갔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최근 언론 보도와 관련해 배포한 반박자료를 매번 기사로 작성하는 인터넷매체 ‘미디어펜’ 기자와 현 원장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류 의원은 “연구원 관련해서 언론에 기사가 나가면 반박하는 자료가 나오던데, (강원도 지역 언론이 아닌) 미디어펜 한 군데서만 기사를 쓴다”며 “(기사를 작성한) 미디어펜 ○○○ 기자가 이전 기관장 시절 여비서관으로 있었다는데, 원장에게 충성하려고 많이 내주는 거냐”고 물었다.

    앞서 연구원은 9월 14일과 21일, 10월 5일 세 차례에 걸쳐 본지 보도에 대해 반박 자료를 냈는데 모든 기사가 미디어펜의 특정 기자를 통해서만 보도됐다. 이 매체는 현 원장이 필진으로 목소리를 내온 곳이다.

    이에 현 원장은 “(기자가) 여비서관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원장에게 충성하려고 내주는 것과 관련해선) “내가 언급할 자료가 아니다”라며 직접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제324회 정례회에서 강원연구원 행정사무감사에서 현진권 강원연구원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의회)
    강원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제324회 정례회에서 강원연구원 행정사무감사에서 현진권 강원연구원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의회)

     

    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부각한 전기차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두고도 비판이 쏟아졌다. 횡성에서 화물 전기차를 생산하는 디피코는 지난 8월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회생개시 신청서를 냈다. 강원자치도는 이 사업을 위해 233억원을 투입했다. 

    문관현(태백2) 국민의힘 도의원은 “연구원이 제안을 통해서 이모빌리티, 경형화물전기차를 육성해야 한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디피코는 회생 개시를 신청했다”며 “부실한 연구실적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냐”고 따져 물었다.

    현 원장은 “그 당시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모빌리티 투자가 커서 성공적이라고 봤는데, 현재 자금문제로 회생하는 상황까지 갔다”며 “하지만, 위기가 극복되면 해당 산업 자체가 유망한 만큼 1~2년 후에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구원 본연의 업무와 관련 없는 논란을 만들어 ‘강원도정 싱크탱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심영곤(삼척2) 국민의힘 도의원은 “연구원장의 기관장 경고 등은 이 자체로 연구원이 제 갈 길을 가지 않고 있다고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원도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 되지 왜 자꾸 이념적인 것에 휘말리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임미선(비례) 국민의힘 도의원도 “업무 외적인 일로 불필요한 논란이 되는 것은 도민들의 신뢰를 깨뜨리는 부분인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며 “강력한 쇄신을 토대로 연구원의 근본적인 운영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 원장은 “자질이 충분하지 못한 데서 오는 미비함은 인정하지만,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이날 인사 문제 사후 대책 마련과 미흡한 공무국외출장 보고서 보충, 높은 수탁과제 비율 개선 등에 대한 주문이 쏟아졌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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