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설명 없는 춘천 반다비체육센터 준공 잇단 연기, 시민 우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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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설명 없는 춘천 반다비체육센터 준공 잇단 연기, 시민 우롱이다

    • 입력 2023.11.01 00:01
    • 수정 2023.11.02 08:15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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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우두동 '반다비체육센터' 현장. (사진=최민준 기자)
    춘천 우두동 '반다비체육센터' 현장. (사진=최민준 기자)

     춘천시 우두동에 들어설 반다비국민체육센터는 예정대로라면 12월 준공된다. 공식 개관은 내년 5월이다. 굳이 ‘라면’이라는 조건을 단 이유는 당초 완공이 지난해 8월에서 올 7월로, 다시 10월로, 12월로 세 차례나 늦춰진 탓에 단정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추진하는 센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물어 함께 즐기는 생활 밀착의 복합문화체육시설이다. 장애인들은 자신들의 특성을 고려한 다목적 기능을 갖춘 맞춤형 스포츠 시설인 까닭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시에서는 준공만 1년 반 가까이 연기하고도 납득할 만한 해명이나 설명을 하지 않아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의 실망은 기대만큼 커지고 있다. 센터의 명칭 가운데 반다비는 2019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반달가슴곰의 ‘반달’과 대회를 기념하는 ‘비(碑)’를 합친 표현이다. 강한 의지와 용기를 통해 한계를 뛰어넘도록 응원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국정과제인 센터 사업은 온 국민이 차별 없이 스포츠를 누리고 나누는 환경 조성이라는 취지 아래 진행 중이다. 정부는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해 2027년까지 17개 시·도에 반다비국민체육센터 150개를 건립하기로 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춘천시 우두동을 비롯해 5곳에 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춘천시는 국비 46억 원과 시비 172억 원 등 242억 원을 들여 2021년 9월 수영장· 체육관·도서관 등이 포함된 반다비국민체육센터 공사에 들어가 이듬해 8월 끝낼 예정이었다. 춘천 1호 센터다. 시민들은 환영했다. 하지만 지반 여건과 건설노조 파업, 계절 요인에 따른 공사 중단 등 갖가지 문제가 불거졌다. 준공은 거듭 지체됐다. 덩달아 공사비는 12억 원이나 늘었다. 시민들이 충당할 몫이 커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11개월여 만에 수백억 원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일정 자체가 무리였다. 실적, 치적에 얽매인 전형적인 졸속·전시 행정이 아닐 수 없다.

     건설 공사가 지연될 수도 있다. 문제는 대응이다. 춘천시는 민원이 제기되기 전, 시민들에게 준공일을 변경할 수밖에 없는 구체적인 경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더불어 부실공사를 예방하기 위한 관리, 감독도 재차 약속했어야 했다. 공사 안내판에 버젓이 적힌 ‘준공 예정일 2022년’은 일찍이 고쳤어야 했다.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공개 행정의 기본이다. 시민들은 시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처사에 할 말이 많지만, 참는다. 자칫 부실공사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10만여명의 장애인과 함께할 행복한 도시 구현을 훼방 놓지 않을까, 염려에서다. 시가 밝힌 센터 준공까지는 두 달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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