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에 강원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대형 소매점에서의 소비는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위축된 내수 시장에 일선 중소기업들은 최전선에서 불경기를 감내하고 있다.
30일 강원통계지청이 발표한 ‘2023년 5월 강원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강원특별자치도 대형 소매점 판매액지수(2020=100)는 89.6을 기록해 1년 전(108.8)과 비교해 17.6% 하락했다. 통계청이 시도별로 해당 지수를 조사해 발표하기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전년동월 대비 대형 소매점 판매액이 이 정도로 대폭 하락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초기였던 2020년 3월 당시 전년동월보다 17.2% 하락한 것이 올해 5월 직전까지 최대 낙폭이었다.
강원지역 소매점에서의 소비는 1년 사이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조사 대상 상품군 중 가전제품, 의복, 화장품, 신발‧가방, 음식료품, 오락‧취미‧경기 용품, 기타 등 모든 품목에서 소매 판매가 감소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위축 시기에는 재택 근무‧수업을 위한 가전제품 및 음식료품 수요가 늘어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던 것과는 달리 최근 소비자들은 모든 부문에서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위축된 경기와 꽁꽁 언 소비 심리는 지역 중소기업이 최전선에서 체감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강원본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강원 중소기업건강도지수는 82.7에 그쳤다. 특히 비제조업 가운데서도 서비스업 지수는 75.0에 머물렀다. 해당 지수는 100 이상이면 경기 판단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음을 나타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강원지역 중소기업들은 주요 경영 애로 사항으로 내수 부진(68.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57.9%), 인건비 상승(48.6%), 계절적 비수기(36.4%) 등도 어려운 점으로 언급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