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후 전기요금이 세 차례 오르며 이번 여름, 예년과 같이 에어컨을 켰다가는 ‘전기료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4인 가구가 하루 10시간씩 에어컨을 사용하면 월 전기요금이 최대 14만원 이상으로 나올 수 있다.
한국전력이 올해 5월 전국 4인 가구 전기 사용량(283㎾h)을 기준으로 여름철 전기요금을 추산한 결과, 한 가정에서 하루 평균 7.7시간 에어컨을 사용한다면 월 전기요금은 시스템형 12만2210원, 스탠드형 10만3580원, 벽걸이형 7만5590원 등이 나올 것으로 조사됐다. 시스템형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이 시간당 1.1㎾h로 가장 높고 이어 스탠드 분리형 0.8㎾h, 벽걸이 분리형 0.5㎾h 등이다.
매일 10시간씩 시스템 또는 스탠드형 에어컨을 사용한다면 매월 내야 하는 전기료는 10만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루 에어컨 사용량 9.7시간 기준 월 전기요금은 시스템형 14만5590원, 스탠드형 12만2210원, 벽걸이형 8만3910원 등으로 높아진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다섯 번에 걸쳐 전기요금을 ㎾h당 40.4원 올려 지난해 초 대비 현재 전기요금은 39.6%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로만 ㎾h당 28.5원이 인상돼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전기요금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전력 사용이 많을수록 높은 단가를 책정하는 ‘누진제’도 주의해야 한다. 냉방 수요가 많은 여름철에는 주택용 하계 누진 구간이 1단계 300㎾h 이하, 2단계 301~450㎾h, 3단계 450㎾h 초과 등으로 완화된다. 하지만 폭염과 잦은 비가 예고된 올해 여름에는 에어컨 가동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전력 사용량이 증가할 수 있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높고 호수의 영향으로 습도가 높은 춘천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냉방 수요가 많다. 한국전력 자료를 보면, 춘천지역 가구당 평균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7월 248㎾h, 8월 290㎾h였다. 8월 기준으로 강원특별자치도내에서 원주(292㎾h)에 이어 전력 사용이 가장 많았다. 기록적 폭염을 겪었던 2021년 8월의 경우엔 춘천지역 가구당 평균 전력 사용량이 하계 누진 구간 2단계에 해당하는 308㎾h까지 치솟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해와 비교해 전기 사용을 절약하면 현금으로 돌려주는 ‘에너지 캐시백’을 통해 요금 부담 경감에 나섰다. 또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실시간 전력 사용량 점검에 나서는 등 전력수요 집중 시간대에 에어컨 가동 중지를 독려하며 에너지 절약 문화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기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긴장감을 갖고 수급관리에 임하겠다”며 “국민께서도 올 여름철 지원이 확대된 에너지 캐시백 가입, ‘1㎾h 줄이기’ 동참을 통해 냉방비 폭탄 없는 현명한 에너지 소비에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