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저렴하다는 거죠?" 통신사 5G 중간요금제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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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가 저렴하다는 거죠?" 통신사 5G 중간요금제의 함정

    이동통신사, 연이어 ‘중간요금제’ 출시
    6만원 수준에 데이터 37~100GB 제공
    “요금 인하 아닌 세분화” 비판도 등장
    복잡한 요금제, 소비자 혼란 가중 지적

    • 입력 2023.04.18 00:01
    • 수정 2023.04.21 06:38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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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사들이 사용량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며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가격 절감 효과는 와닿지 않는 모양새다.

    국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가 12일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새롭게 추가되는 요금제는 △50GB(6만3000원) △80GB(6만6000원) △95GB(6만8000원) △125GB(7만원) 등이다. SKT 역시 다음 달 1일부터 데이터 37~99GB를 월 6만2000~6만8000원 가격에 사용하는 새로운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5G 요금제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데이터를 제공해 7만~10만원이 넘는 높은 기본요금을 요구한다는 지적에 통신사들이 앞다퉈 중간 가격 요금제를 출시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 수준에 “요금 인하 효과가 거의 없다”는 비판이 등장했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6만3000원)을 선택하더라도 기존 요금제 대비 7000원 정도 할인되는데 그친다. 반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절반 이상 줄어들어 체감되는 가격에서는 오히려 비싸게 느껴지기도 한다.

    중간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양은 5G 사용자들의 평균 이용량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동전화 단말기별 트래픽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5G 요금제 가입자의 한 달 평균 사용량은 25GB이다. 중간요금제 가운데 가장 저렴한 요금제(37~50GB)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평균 사용량보다 최대 두 배 많다. 평균적인 사용자가 데이터를 다 사용하지도 못한 채 6만원이 넘는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앞다퉈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고 나섰지만 가격 절감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사들이 앞다퉈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고 나섰지만 가격 절감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이터 제공량이 가격 변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움직이지 않고 들쑥날쑥해 혼란을 주기도 한다. 통신사별 6만6000원짜리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LG유플러스가 SKT보다 6GB 많지만 6만8000원 요금제에선 SKT의 데이터 제공량이 더 많다. 불과 2000원 차이에 각 통신사 데이터 지급량이 급격히 달라져 요금 비교가 어렵다. 

    거기다 대체로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요금제일수록 제공량 대비 요금이 높아 손해를 본다. 소비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요금을 추가해 더 많은 데이터의 요금제를 선택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의 월 7만원짜리 125GB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1GB당 가격은 560원이지만, 6만3000원(50GB) 요금제의 1GB당 기본요금은 1260원으로 두 배 이상 비싸다. 

    춘천에서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소비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데이터양과 속도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찾고 싶어도 비슷한 조건에 여러 요금제가 몰려있다”며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을 계산해도 어떤 요금제가 합리적인지 판단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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