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회복세도 비껴간 지역 농가···'고질병'된 일손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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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 회복세도 비껴간 지역 농가···'고질병'된 일손 부족

    고용 지표 개선에도 농업은 고용 부진 현상
    고령화 지속과 외국인 근로자 감소 등 영향
    춘천 외국인 근로자도 2년 새 22% 줄어

    • 입력 2022.03.30 00:00
    • 수정 2022.03.30 15:31
    • 기자명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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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 일손 없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어쩌겠어요.”

    최근 도내 취업자 수가 우상향하며 고용시장이 팬데믹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는 지표가 속속 나오지만, 지역 농가는 여전히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원지역의 고질적 문제인 고령화와 청년층 유출이 지속하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근로자마저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역 농가들의 일손부족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농가가 몰려있는 춘천 서면 일대(사진=MS투데이 DB)
    지역 농가들의 일손부족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농가가 몰려있는 춘천 서면 일대(사진=MS투데이 DB)

    28일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강원지역 코로나19 이후 농가 고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월평균 1만3000명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단계적 일상 회복 등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보인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월평균 1만1000명 증가)과 건설업(월평균 1만2000명 증가) 등 다른 업종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춘천 서면에서 감자 농사를 하는 이모(67)씨는 “아들이 사람을 고용하고 밭일을 그만하라고 하지만 사람을 쓰고 싶어도 찾기 어렵고, 인건비도 너무 비싸져서 어쩔 수 없이 종일 밭에 나와 있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고령화와 청년 유출이라는 강원지역의 구조적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농촌의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본지가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춘천지역 농업인 중 65세 이상의 비율은 지난 2015년 38.5%에서 △2016년 39.5% △2017년 42.3% △2018년 43.9% △2019년 45.9% △2020년 47.8%로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집계됐다.

    고지성 한국은행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강원지역 농가 고용 부진은 상당 기간 지속해왔는데, 일차적으로 고령화, 청년층 인구 유출 등 인력수급의 구조적 문제점이 지속한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젊은 농업인의 빈자리를 메꿔주던 외국인 근로자조차 코로나 이후 출입국이 어려워지면서 농가들의 고심이 깊어졌다.

    본지가 법무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전문 취업비자(E9)로 춘천지역에 체류한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기준 203명으로 2년 전인 261명이었던 2019년 12월과 비교해 22.2% 줄었다.

    춘천 사북면에서 쌀농사를 짓는 유모(62)씨는 “농가에 일손이 없는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어쩌겠나”라며 “내국인 근로자는 없고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지만, 최근 근로자 수 부족으로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고 호소했다.

    농가들의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최근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를 1년 연장해주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28일 “오미크론 등 영향으로 인력난을 겪는 농·어촌의 애로사항을 고려해 4월 13일에서 12월 31일 내 국내 체류 및 취업 활동 기간이 만료되는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및 취업 활동 기간을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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