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사용설명서] 면역력 높이려면 체온 올리고 림프절 마사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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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 사용설명서] 면역력 높이려면 체온 올리고 림프절 마사지해야

    • 입력 2021.12.10 00:00
    • 수정 2021.12.11 00:08
    • 기자명 고종관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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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

    날씨가 추워지면 무엇부터 생각나시죠. 따뜻한 아랫목이나 뜨끈뜨끈한 탕욕이 그립지는 않으신지요. 일본의 베스트셀러 의학자인 아보 도오루 박사는 ‘면역 혁명’이라는 책으로 국내에서도 꽤 많이 소개됐지요. 그는 우리 몸의 체온을 1도만 높여도 면역력이 5배나 증강된다고 주장해요. 그의 이론은 의학계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면역이란 인체에서 얼마나 중요한 기능을 할까요. 제 가까운 인척 한 분은 ‘골수이형성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골수가 망가져 건강한 혈액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적혈구와 혈소판이 결핍돼 빈혈이 생기고, 출혈 시에는 지혈이 안 됩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백혈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입니다. 함께 외식하면 다른 식구는 멀쩡한데 그분만 장염에 걸려 설사를 계속합니다. 건강한 혈액을 주기적으로 수혈받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보니 한계가 있더군요. 고단위 항생·항균제를 투약해 연명했지만 결국 발병 1년여 만에 병원균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우리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질환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요. 하지만 가장 위협적이고 두려운 것은 감염질환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철저한 방역과 위생관리, 백신 개발에도 바이러스는 변신을 거듭하며 더 빠르고 강력하게 숙주인 인간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믿을 건 우리의 자연치유력입니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우리 몸을 지켜낸 면역시스템이 바로 그것입니다. 면역은 크게 선천면역(innate immunity)과 후천면역(adaptive immunity)으로 구분합니다. 전자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면역구조입니다. 조상으로부터 이어받은 유전자에 각인이 돼 평생 우리 인체를 보호하지요.

    예를 들면 피부 장벽이나 속눈썹, 기관지섬모 같은 물리적 구조도 있고, 눈물이나 점액, 위산처럼 화학작용을 통해 유해물질을 파괴하기도 합니다. 눈물에는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파괴하는 효소(리소자임)가 들어있고, pH2의 강산을 유지하는 위산은 음식과 함께 들어온 세균을 여지없이 박멸합니다.

    면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골수가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백혈구이지요. 골수는 말하자면 사병을 양성하는 국방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혈구는 통칭 군인이라고 보면 됩니다. 군대조직을 보면 전투병이나 수색대, 통신병, 포병 등 다양하게 나눌 수 있듯 백혈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양에 따라 과립형과 비과립형으로 구분하고, 기능에 따라 보병과 같은 호중구, 호산구 등이 있고 특수부대인 T세포와 B세포, NK세포, 그리고 적을 통째로 먹어치우는 수지상세포와 대식세포 등을 들 수 있지요. 

    이중 T세포와 B세포는 학습효과가 뛰어난 면역세포들입니다. 새로운 질병에 걸렸거나 예방접종으로 몸에 한 번 들어왔던 항원(바이러스 등)을 기억해 이에 대항하는 무기(항체)를 만들고 독소를 생성해 공격합니다. 학습을 통해 얻은 면역을 후천면역이라고 합니다.

    백신은 바로 후천면역을 이용한 예방책입니다. 그런데 후천면역에도 홍역이나 수두처럼 한번 걸리면 다시는 걸리지 않는 질병이 있는가 하면,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처럼 시간이 지나면 면역력이 떨어져 주기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하는 질환도 있습니다. ‘기억 B세포’(Memory Bcell)가 자신을 찾아내지 못하도록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요즘 추세를 보면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가 백신의 개발 속도를 훨씬 앞서고 있지요.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종이 나온 것을 보면 말입니다.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없다는 뉴스를 접하면 무력감마저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의학자는 자연면역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합니다. 인류의 진화에서 보듯 백신이 아닌 우리 몸에 내재된 면역력을 키워 팬데믹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3차 접종률이 높아지면 과연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줄까요. 아니면 다른 변이바이러스가 등장할 때마다 4차, 5차 접종을 맞아야 할까요. 코로나19가 언제, 어떻게 종식될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앞에서도 강조했듯 결국 믿을 건 ‘나의 면역력’뿐 입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나이대별 치명률(사망자 수/확진자 수×100)을 보면 면역력과의 상관관계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80대 이상은 22.55인데 비해 70대 3.75, 60대 0.91, 50대 0.30으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치명률이 크게 낮아집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의 기준이 되는 항체 역가가 떨어지고, 면역반응이 느려지기 때문이지요. 

    40대에 이르러선 치명률이 더 떨어져 0.08입니다. 30대에선 0.04, 20대 0.02, 10대에는 0으로 젊을수록 병을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이 통계에는 코로나19에 취약한 심혈관질환, 신부전, 당뇨병 환자 등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건강한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는 이보다 훨씬 적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잘 먹어야 합니다. 우리 몸의 효소, 호르몬, 항체 등을 만들려면 미네랄과 같은 미량원소와 비타민, 단백질 등이 필요하니 고른 영양섭취가 우선입니다. 요즘 같이 날씨가 건조하면서 추워지면 가습과 보온에 힘써야 합니다.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침투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데다 기온이 내려가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체온을 높이는 방법으로 가벼운 운동이나 탕욕 등이 추천됩니다. 체온을 조금만 올리면 혈관이 열려 혈액순환이 잘될 뿐 아니라, HSP(Heat Shock Protein:열충격 단백질)가 생성돼 빠른 피로회복과 함께 면역세포가 활성화됩니다.

    림프절 마사지도 권합니다. 온몸을 순환하는 림프관과 림프절은 면역의 최전선임에도 림프액의 순환이 활발하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심장박동에 의해 펌핑되는 혈관과 달리 신체와 근육의 움직임에 의해 수동적으로 작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운동이나 스트레칭, 하루 10여분 마사지를 병행하면 림프액의 순환이 원활해져 면역력이 올라갑니다. 림프절은 목 주변,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집중돼 있어요. 이 부위를 가볍게 두드리거나, 매일 마사지하면 분명 몸의 변화를 느끼실 겁니다. 특히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흡연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3인방이니 가능하면 피하거나 개선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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