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목저수지] 중. “‘동면 노른자위’ 생태공원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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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루목저수지] 중. “‘동면 노른자위’ 생태공원 조성해야”

    주민들 “노루목길과 연계한 수변·생태공원 만들어야”
    김경희 의원 “복합생활공간 만들면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의견 모으는 간담회 3회 열린다··· 용역업체 참여
    업체 “주민 목소리 듣고, 연구용역 계획 설명할 것”

    • 입력 2021.12.05 00:02
    • 수정 2021.12.16 15:37
    • 기자명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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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노루목저수지 개발 여부가 또다시 지역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수 춘천시장이 저수지 매입 의사를 밝혀 노루목저수지 매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노루목저수지는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고, 학교와 대형 마트, 식당 등이 인접해 노른자위 땅으로 불린다. 면적도 9만1000여㎡에 달해 지역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면의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노루목저수지’ 전경. (사진=이정욱 기자)
    동면의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노루목저수지’ 전경. (사진=이정욱 기자)

    ▶주민의견 수렴 위한 간담회 진행··· 용역업체도 참여

    4일 MS투데이 취재결과, 춘천시와 김경희(더불어민주당) 춘천시의원 등은 오는 10일 노루목저수지 개발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1차 간담회를 마련한다. 그동안 방치된 저수지로 인해 피해를 본 당사자들의 의견을 개발 방향에 최대한 반영하려는 의도에서다. 간담회는 12월 말 끝내는 것을 목표로 3차례 진행된다.

    이번 간담회에는 조만간 연구용역을 하게 될 ‘한국부동산산업학회(회장 조인창)’가 참여한다. 학회는 용역을 시행할 때 간담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참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구용역 책임자인 최완호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노루목저수지가 농업용수 공급 기능을 잃은 채 방치돼 주민들이 큰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향후 용역 진행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춘천시도 주민들 의견을 수렴한 뒤 활용 계획을 구상할 때 적극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문성필 춘천시 동면장은 “예전부터 주민들이 저수지 개발을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춘천시는 용역을 실시하게 되면 의견 수렴을 통해 요구사항을 반영하겠다고 했다”며 “매입 이후에도 주민들 의견을 모아 활용방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동면 장학1리 주민들이 노루목저수지 일원에 설치한 현수막. (사진=이정욱 기자)
    지난해 동면 장학1리 주민들이 노루목저수지 일원에 설치한 현수막. (사진=이정욱 기자)

    하지만 이번 간담회에서 수렴한 주민 의견이 개발 방향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의미 없는 간담회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춘천시는 2019년에도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루목저수지 개발 방향 모색 토론회’를 2차례 열었다. 노루목저수지 개발위원회와 동면주민자치위원회, 한국농어촌공사 홍천춘천지사 관계자가 참석했던 토론회에서는 생태공원 조성, 공공청사 유치 등의 의견이 제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춘천시와 농어촌공사의 저수지 매입을 위한 가격 협상이 결렬되면서 토론회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동면 장학리 주민 A씨는 “의견을 수렴해봤자 저수지가 매각되지 않으면 또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며 “이제는 의견 수렴이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고 토로했다.

    ▶‘생태공원 조성’ 의견 많아··· 원주민·외지인 온도차 있어

    단골로 등장하는 노루목저수지 활용방안은 생태공원 조성이다.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이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용·관광상품으로도 활용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진만(52) 강원고등학교 교사는 “노루목저수지는 단순한 저수지가 아닌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자연이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생태 학습장이 될 수 있다”며 “춘천시는 저수지의 생태환경 보존과 생태학습을 할 수 있는 생태공원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동면 지역의 인구는 늘어나고 건물과 상가들이 밀집한 상태인데도 다른 지역보다 문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주민들은 문화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허승 노루목저수지 개발위원회장(장학1리 이장)은 “동면부터 후평동까지 인구가 6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아는데, 그 안에 주민들이 쉴 만한 공간이 별로 없다”며 “저수지의 수심을 낮추고, 인근에 조성된 둘레길(노루목길)과 연계해 수변공원을 만든다면 좋은 휴게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학리 노루목길 코스 지도. (사진=문화커뮤니티 금토)
    장학리 노루목길 코스 지도. (사진=문화커뮤니티 금토)

    다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원주민과 외지인 간 견해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면 주민 B씨는 “저수지를 어떤 식으로든 신속히 개발해야 된다는 입장은 같지만, 세부적인 방향 설정에 있어선 미묘한 온도 차이가 있다”며 “아무래도 저수지를 아파트나 주택, 관공서 등을 건립하는 방향으로 개발한다면 지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외지인으로선 충분히 반길 일이겠지만, 원주민은 입장이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개발 방향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는 2·3차 간담회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허 위원회장은 “주민들 개개인의 손익에 따라서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며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일부 의견만 듣고 개발하면 향후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차 간담회에서 이 논의를 진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2차나 3차 간담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원·편의시설·행정시설 종합한 복합생활공간 만들어야”

    공원과 편의시설, 행정시설을 종합한 복합생활공간으로 만들자는 의견도 나온다. 최대한 주민들 모두에게 이익이 가는 방향으로 활용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9년 2차 토론회에 참여했던 고광만 동양아이텍 대표는 MS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저수지 주변으로 이어지는 냇가를 잘 활용해 수변공원을 만들고, 체육·문화시설 등 복합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희 시의원은 “노루목저수지 일대는 동면이지만 면사무소와 거리도 멀고 후평동 등에 비해 놀거리도 부족한 편”이라며 “행정시설과 공원이 함께하는 복합공간을 만든다면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종 SOC사업을 유치해 이 일대를 ‘머물고 싶은 곳’으로 잘 개발한다면 삼악산 로프웨이나 레고랜드로 인한 관광수입이 지역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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