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판, 지역 가치 키운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지역 출판, 지역 가치 키운다

    5번째 한국지역도서전 12~14일 춘천서 열려
    지역 출판사, 지역 기록하며 지역 정체성 세워
    “지역 출판은 공공재라는 공감대 형성 필요해”

    • 입력 2021.11.12 00:00
    • 수정 2021.11.13 00:07
    • 기자명 조아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현옥 춘천지역출판연대 대표가 11일 갤러리 ‘공간제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유현옥 춘천지역출판연대 대표가 11일 갤러리 ‘공간제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아서 기자)

    지역의 기록은 그 시대의 정신과 문화를 담고 있으며 지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운다.

    기록의 힘과 가치를 이야기하는 책 ‘기록의 힘’에서 저자는 기억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이며 해석된 실재라고 설명한다. 경험과 기억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기 때문에 기록을 망각에 대한 저항이자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지역을 기록하는 것은 지역을 보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 파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본이 몰리면서 국내 출판시장에서 지역 출판사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에 각지에 흩어져 활동하는 지역 기록자들은 지역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명분을 공유하며 그 힘을 모으기 위해 2017년부터 ‘한국지역도서전’을 개최해 왔다.

    춘천 한국지역도서전은 이들의 5번째 기록이다. 2017년 제주를 시작으로 수원, 고창, 대구에 이어 올해 춘천에서 열리는 한국지역도서전은 전국 각지의 생활문화기록과 생태 환경, 여행기 등을 담은 도서와 자료를 12일부터 14일까지 공지천 조각공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공지천 조각공원에 전시된 지역 도서들. (사진=2021 춘천 한국지역도서전 운영위)
    공지천 조각공원에 전시된 지역 도서들. (사진=2021 춘천 한국지역도서전 운영위)

    ▶지역 책, 왜 중요할까?

    춘천 한국지역도서전 운영위원장 유현옥 춘천지역출판연대 대표는 “문화 콘텐츠의 기본은 책”이라고 말했다.

    “동네 골목의 역사, 옆 가게 이야기 등은 작고 사소하지만 정말 소중한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내 옆의 가까운 인물을 살펴보고 주위를 둘러보는 경험들이 지역사를 발굴하고 그 지역을 바로 세우는 일이죠. 여행객을 위한 책이 아닌 지역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지역 책은 그 지역에서 공유할 수 있는 가장 큰 가치이자 정신입니다.”

    유 대표는 춘천에서 ‘문화 커뮤니티 금토’를 20년째 운영하면서 춘천시민들에게 인문학을 전파해 왔다. 강원도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문화통신’ 잡지도 계절마다 발간하고 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에요. 인문학이 살아가는 힘을 키우고 존재 의미를 찾게 한다면 지역 출판은 지역의 가치를 되새기고 확장합니다. 상업적 관점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일들이죠. 나와 내 주변을 알아야 남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어요. 지역이 나아갈 힘은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다고 생각합니다.”

     

    공지천 조각공원에 전시된 지역 도서들. (사진=2021 춘천 한국지역도서전 운영위)
    공지천 조각공원에 전시된 지역 도서들. (사진=2021 춘천 한국지역도서전 운영위)

    ▶지역 출판, 남은 과제는?

    지역출판과 지역문화잡지의 위기는 한국 문화의 다양성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키비스트(archivist, 보존기록전문가)는 미래를 위해 오늘의 가치를 남기는 사람들이다. 춘천 한국지역도서전은 이들이 지켜온 지역 가치를 춘천 시민들에게 전파하고 지역 색깔의 다양성을 공유하는 장이다.

    “시민과 지자체의 공감대가 필요해요. 한 사람이라도 책을 읽고 지역을 다시 한번 돌아본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어요. 사실 이러한 흐름이 도도한 물결이 되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관심이 필요해요. 젊은이들이 최소한 먹고 살며 지역을 기록할 수 있도록 환경을 닦는 게 먼저 그 길을 가는 우리의 최대 과제이자 목표입니다.”

    12일부터 시작되는 춘천 한국지역도서전에서는 각 지역의 도서와 춘천을 담은 도서 40여권을 접할 수 있다. 개막 당일에는 강원도 기록가들의 세미나가 열린다. 도서전 개최 관계자들의 대담과 라디오 드라마 등으로 구성된 책 읽는 라디오, 지역출판 활성화 세미나, 책 큐레이션을 접할 수 있는 북 아트마켓, 싱어송 라이터와 함께하는 음악공연 등도 준비돼 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