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3년 만에 돌아온 ‘봄내극장’··· 춘천 공연예술계 중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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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뷰] 3년 만에 돌아온 ‘봄내극장’··· 춘천 공연예술계 중심지로

    역사 간직한 건물 외관 그대로
    내부 시설 정비해 편의성 높여 
    춘천연극제 운영, 공연 전문성↑

    • 입력 2021.10.31 00:01
    • 수정 2021.11.01 00:36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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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내극장의 과거(왼쪽)와 현재 모습 비교. (사진=춘천연극제 사무국, 조아서 기자)
    봄내극장의 과거(왼쪽)와 현재 모습 비교. (사진=춘천연극제 사무국, 조아서 기자)

    봄내극장이 폐쇄된 지 3년여 만에 단장을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다.

    봄내극장 건물은 1972년 건축됐다. 본래 중앙감리교회였던 건물을 2001년부터 봄내극장으로 운영하면서 지금껏 지역의 대표적인 공공 소극장으로서 춘천시민들에게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춘천시민과 지역예술인의 추억이 가득했던 이 공간이 2017년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면서 존속의 위기를 맞았다. 안전진단 D등급은 노후화 정도가 심각해 긴급 보수와 보강작업이 필요한 상태를 뜻한다.

    당시 철거까지 고려됐지만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생각해 건물을 보수하고 다시 활용하기로 했다. 2019년 리모델링에 착수해 건물은 올해 준공하고 11월 2일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달라진 극장? 역사는 간직, 문턱은 낮춰

     

    1972년 중앙감리교회 건물이 지어질 당시 공사 모습. (사진=춘천연극제 사무국)
    1972년 중앙감리교회 건물이 지어질 당시 공사 모습. (사진=춘천연극제 사무국)

    봄내극장 리모델링은 춘천의 역사와 흔적을 간직한 건물 외관을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에 영감을 받은 건물 외관 상층부와 평화·사랑의 의미를 담은 벽면 장식 등 건물의 상징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봄내극장 엄윤경 사무국장은 “부수고 새로 지으면 더 이쁘고 편한 건물을 만들 수 있겠지만 역사적 흔적을 그대로 가지고 이 흔적 속에서 앞으로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언제나 봄내극장을 손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극장의 문턱을 낮췄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2층에 마련된 넓은 다용도 공간이다. 본래 사무실로 활용되던 공간을 개방해 시민들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평소에는 카페처럼 탁자와 의자를 배치해 누구나 연극 전후로 공연에 대한 기대와 여운을 나눌 수 있다. 가끔은 전시 공간으로 꾸며 공연예술이 아닌 타 분야의 예술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또 가구를 재배치해 무대와 객석으로 공간을 나눠 시민 참여형 연극들도 공연하게 했다.

     

    봄내극장 2층 오픈형 공간과 극장 관객석 모습. (사진=조아서 기자)
    봄내극장 2층 오픈형 공간과 극장 관객석 모습. (사진=조아서 기자)

    공연장 구조상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는 다수의 ‘사석’을 과감히 없애기 위해 150석 규모의 좌석을 97석으로 줄였다. 관객 수가 수입으로 직결되는 만큼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오롯이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또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해 가파른 계단으로만 출입할 수 있었던 건물에 접근성을 높였다. 리모델링 전 봄내극장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무대 장치, 의상, 소품 등을 계단으로 옮기고 휠체어를 탄 관객은 직원이 들어서 옮겼다. 엘리베이터는 입구가 있는 1·2층에서 극장이 있는 2층으로 바로 이어져 이동의 불편함을 없앴다. 극장과 가장 가까운 복도에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해 기타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덜었다.

    ▶바뀐 주인?··· 주인은 예나 지금이나 ‘춘천시민’

     

    리모델링을 마친 봄내극장 외관. (사진=춘천연극제 사무국)
    리모델링을 마친 봄내극장 외관. (사진=춘천연극제 사무국)

    춘천시의 위탁으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춘천지회가 봄내극장을 운영했지만 공모를 통해 2019년부터 춘천연극제가 봄내극장의 운영을 맡으면서 극장 활용, 극 구성 등 연극 분야의 전문성을 높였다.

    특히 웃음으로 인간과 사회의 문제점을 경쾌하고 흥미롭게 다뤄 인간 생활의 모순이나 사회의 불합리성을 골계적·해학적·풍자적으로 풀어내는 코미디를 주 장르로 선보인다. 또 다양한 기획 공연들을 더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공연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공연예술을 만들기 위해 브런치 공연, 시민 프로그램 등도 고려하고 있다. 또 열흘 정도 단발성으로 진행되던 춘천 대표 축제인 춘천연극제를 일상화시켜 ‘축제를 일상처럼, 일상을 축제처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엄 사무국장은 “봄내극장은 연극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 장르들을 선보여 공연장을 더 잘 살리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춘천연극제가 축제·공연 단체인 만큼 극장이라는 근거지를 가지고 축제를 펼치면서 더 안정성이 있고 발전성이 있는 축제도 선보일 테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공간은 결국 문화예술을 즐기는 사람의 것”이라며 “이곳의 주인인 춘천시민과 지역예술인들이 안정적이고 참신하게 공연예술을 만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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