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역에서 역대 로또 1등을 가장 많이 배출한 명당은 어딜까? 원주에서만 올해 1등 당첨자가 9명이나 나왔다고 하면 누구나 깜짝 놀란다. 원주는 강원도에서 올해 한손가락에 꼽히는 로또 1등 당첨 도시인 까닭이다.
강원특별자치도에서 가장 많은 1등 당첨자를 배출한 명당은 원주에 있는 ‘흥양마중물(원주시 치악로 2335)’ 판매점이다. 본지가 동행복권 ‘로또6/45’ 당첨결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로또 추첨이 시작된 2002년 12월 7일부터 올해 10월 26일(1143회차)까지 기간에 1등 당첨자를 7명이나 배출했다. 특히, 2019년과 올해는 대박을 터뜨렸다. 1등이 2번씩이나 나오면서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로또 1등 ‘명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로또 1등 7명 배출한 '흥양마중물'
치악산에서 원주 시내 방면 국도에 ‘복권판매점’이라고 쓰인 커다란 간판이 세워져 있다. 간판 아래에는 ‘교통 혼잡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갓길 주차를 금지한다’는 경고 문구가 붙어있어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 금요일 퇴근 시간이면 문전성시를 이루기 때문에 만든 간판이라고 한다. 로또를 사기 위해 수많은 차가 줄지어 서 있기 다반사다.
콘테이너 박스처럼 보이는 외부와 달리 내부에 들어서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강원 지역 로또 1등 최다 당첨 명당에 걸맞게 역대 1, 2등 당첨 회차와 당첨금액을 기념한 액자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첫 번째 1등 당첨금 26억원을 시작으로, 22억원, 47억원, 27억원, 13억원, 15억원, 21억원이었다. 이곳에서 나온 1등 당첨금 누적 금액만 약 171억원이 넘는다. 방문자가 워낙 많다보니 대기실도 따로 있다. 바닥에는 통행 방향을 알려주는 스티커도 붙어있다.
흥양마중물 판매점 바로 옆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조그만 시골 동네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리는 건 처음 봤다”며 “1등이 몇 번이나 됐는지도 모를 만큼 자주 되는 것 같다. 원주뿐만 아니라 타지에서도 원주에 일부러 들러 복권 살 정도”라고 말했다.
도내에서 2번째로 1등 당첨자가 많은 판매점은 양양 ‘복권닷컴(양양읍 남문리 16-24번지)’과 화천 ‘행운로또방(옛 화천복권방·화천읍 하리 43-29), 원주 ‘황금로또(원주시 태장동 1390-16)’ 판매점이다. 각각 6번씩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양양 ‘복권닷컴’ 판매점의 당첨 이력은 조금 특이하다. 1등 당첨자 대부분이 자동 추첨인 데 반해 이곳은 6번 모두 수동으로 1등이 당첨됐다. 특히 2023년 7월 22일에 추첨한 로또(1077회)에서 1등 당첨자가 동시에 2명 나왔다. 2명이 모두 수동으로 복권을 구입해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나온다. 당시 1등 당첨금은 35억7000만원으로, 2명이 동일인일 경우 71억4000만원의 당첨금을 받아간 셈이다.
화천국민문화체육센터 맞은편에 있는 ‘행운로또방‘의 옛 상호명은 ’화천복권방’이다. 상호명을 바꾸기 전 해당 판매점에서는 2009년(322회) 첫 번째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당시 당첨액은 19억원. 이어 2012년(492회) 24억원, 2014년(593회) 15억원 2명, 2018년(813회) 45억원으로 총 5번의 1등과 누적당첨금 12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같은 자리에서 상호명을 ’행운로또방’으로 바꾼 뒤인 2023년(1087회)에도 17억원 1등 당첨자가 나왔다. 외출나온 군인들이 주 고객이다.
▶도내서 올해만 1등 당첨자 3번 나온 판매점?
1등이 3번 이상 당첨된 곳은 전국 8곳에 불과하다. 이곳들은 대부분 유동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있는 판매점이었다. 인천 ‘대박천하마트(인천 부평구 굴포로 48)’, 서울 ‘세계로생활가전(서울 동작구 보라매로 104)’, 부산 ‘부일카서비스(부산 동구 자성로 133번길 35)’, 광주 ‘오천억복권방(광주 서구 상무대로 1087)’ 등이다. 이런 대도시 판매점과 어깨를 겨룰 정도로 도내에서 올해만 1등을 3번 배출한 판매점이 있다. 원주 ‘주택복권방(원주시 우산초교길 29)’ 판매점이다. 원주 상지대학교 정문에서 우산삼거리 방향으로 500m 앞에 있다. 지금까지 1등 당첨자는 5명이나 나왔는데, 이 중 3명이 올해 대박을 터뜨렸다.
2020년(917회·자동)과 2023년(1084회·수동)에 각각 21억원, 17억원의 1등 당첨자를 배출하고는 올해 4월(1115회·자동) 22억원, 6월(1123회·자동) 17억원, 그리고 가장 최근인 바로 지난달 26일(1143회·자동)에 당첨금 25억원 행운의 주인공이 나왔다.
올해 원주에서 나온 1등 당첨자 9명 가운데 주택복권방(3명)과 흥양마중물(2명) 두 곳에서 전체의 절반 이상 당첨자가 나온 셈이다.
이종혁 기자 ljhy070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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