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인데 ‘내 금리’만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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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동결인데 ‘내 금리’만 오르는 이유

    한국은행, 기준금리 3.50% 유지 발표
    소비 부진 등 경기 회복 불확실한 탓
    주담대 연 7% 돌파⋯은행채 금리 영향
    고금리 예·적금 만기, 수신 경쟁 재점화

    • 입력 2023.10.21 00:01
    • 수정 2023.10.25 00:07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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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여섯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예금이나 대출 등 실질적인 시장금리는 향후 더 오를 전망이다. 고금리 예·적금 만기 도래에 따른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은행채 금리가 대출금리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9일 통화정책 방향 관련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6회 연속 동결이다.

    가계부채 증가와 소비자물가 상승 등 금리 인상 요인이 있는데도 금통위가 동결을 결정한 것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중국 등 주요국 성장 둔화로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20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금융·신한·하나·우리·농협)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54∼7.134%로 집계됐다. 지난 8월 중순(연 3.83∼5.92%)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두 달 만에 1%p 이상 오른 셈이다.

     

    한국은행이 6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금리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MS투데이 DB)
    한국은행이 6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예금과 대출 등 시장금리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MS투데이 DB)

     

    주담대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는 최근 미국이 긴축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이 지난해 말 치열한 수신 경쟁을 벌이면서 고금리로 끌어모은 예·적금 만기가 대거 도래한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은행들은 예·적금과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대출 자금을 조달한다. 따라서 조달비용이 늘면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예금시장에서는 자금을 묶어두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등 수신 경쟁이 재현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연 4%대 금리를 웃도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영향으로 제2금융권 금리까지 연쇄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춘천지역 새마을금고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0%~4.6%까지 올랐다. 원주의 한 새마을금고는 9개월 만기 연 9% 특판 적금을 내놓기도 했다.

    춘천지역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주담대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를 요청해 가산금리가 오르는 점도 시장금리가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라며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오름폭이 더 큰 만큼 가계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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