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 9일 KBS 취재기자 등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가운데 이를 두고 연일 정치권의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김 지사가 KBS 보도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논평을 내고 “김 지사는 KBS 기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도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도당은 “언론은 산불특별대책기간 동안 실내 골프연습장에 가고 저녁 술자리를 한 김 지사의 부적절한 처신을 보도했다. 이게 논란의 본질이자 핵심”이라며 “김 지사는 산불이 나기 전인 시간에 골프연습장에 간 게 뭐가 잘못된 거냐고 오히려 역정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강원도당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언론 보도를 인용해가며 명백한 오보조차도 진실로 호도하며 내로남불식 비방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김 지사 방어에 나섰다.
국민의힘 도당은 “남을 비판하려면 최소한 본인들의 과거 행태도 되짚어가면서 해야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며 “최문순 전 지사는 2015년 제249회 강원도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도정질문을 받다가 만취 상태로 쓰러졌다”고 맞받았다.
이어 “이미 김 지사는 이번 사안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사과한 바 있지만, 민주당이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라며 “정치공세 말고는 아무 의미 없는 비방 행태를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이후 민주당은 10일 중앙당까지 나서 김 지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지사는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오 대변인은 “강원도청에서는 ‘연가 신청이 뒤늦게 처리됐다’고 해명했지만, 김 지사는 연가를 신청한 적조차 없었다”며 “그런데도 김 지사는 ‘퇴근 30분 가지고 신청하는 사람이 어딨느냐’고 둘러댔다. 김 지사는 무엇을 잘했다고 고개 빳빳하게 들고 큰소리를 치는 것이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방대원들이 산불을 끄기 위해 애쓰고 공무원들은 24시간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데, 도지사가 한가하게 골프 연습을 하고 술자리를 갖는 것이 말이 되냐”며 “애꿎은 언론 탓하며 강원도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고 지사직에서 스스로 내려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강원도당도 이날 KBS 관련 고소를 취하하고 도민에게 사과하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정의당 도당은 “산불특별대책기간에 재난총괄본부장인 도지사가 골프 치고 술 먹고 비판기사가 나온 날에도 긴장감 없이 부산 횟집에 가 또 술을 먹더니 여론이 나빠지자 반성은커녕 자신이 정치적 탄압을 당하고 있다는 듯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언론사 고소 건도 결코 산불 책임의 회피 도구로 삼을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