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거리두기 여행’이 강조되면서 관광시장의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골프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고 자연 관광 자원이 탁월한 춘천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관련 관광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향성이 더 짙어졌다. 팬데믹 시대 춘천 관광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진단하기 위해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활용, 방문객 규모와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량 등에 대해 살펴봤다.
■코로나19 확산세와 방문객 추이의 관계성
춘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2월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된 방문자 수는 172만2144명에 그쳤다. 계절적으로 관광 비수기인데다 당시 코로나19가 급격한 속도로 확산되면서 지역 간 이동이 최소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춘천지역 방문객은 262만4055명으로 2019년 1월(211만2538명) 대비 51만1517명(24.2%) 증가하는 등 상승곡선이었지만 2월 들어서는 전년동월(217만9394명)과 비교해 45만7250명(21.0%) 급감했다. 방역을 위해 꽃놀이 명소 등이 폐쇄되면서 지난해 이런 추세는 벚꽃 시즌인 4월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공휴일이 많았던 5월에 접어들면서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자 춘천지역 방문객 규모가 역전됐다. 전년동월(230만105명) 보다 18만4251명(8.0%) 많은 248만4356명이 당시 춘천을 찾았다. 다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였던 8월은 방문객 수 238만2514명을 기록하면서 전년동월(332만7273명) 대비 94만4759명(28.4%)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적용됐던 지난해 12월(172만4336명)은 전년동월(233만3252명)과 비교해 60만8916명(26.1%) 대폭 줄면서 지역 상권이 어려움을 겪었다.
춘천지역 방문객 추이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 및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와 비례 곡선을 보이는 가운데 관광지별 특성에 따라 '핫앤콜드존'이 나뉘었다.
■내비게이션 검색량 가장 많은 관광지 ‘남이섬’
거리두기 여행이 화두였던 지난해 1년간 춘천 내 관광지 중 내비게이션 T map에서 검색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남이섬이다. 2위 제이드가든, 3위 소양강스카이워크 등 상위 1~3위를 모두 실외 관광지가 차지했다. T map 앱 사용자가 목적지를 조회하고 1km 이상 거리를 이동한 행위에 대한 건수로 추산한 결과다.
4위 더플레이어스골프클럽, 5위 엘리시안 강촌CC, 7위 파가니카CC, 9위 오너스 GC, 10위 베어크리크 춘천 등 골프장을 제외하면 체험목장인 해피초원목장이 6위, 레저 시설인 강촌레일파크 김유정역이 8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18위 청평사, 22위 의암호스카이워크, 23위 구봉산전망대, 26위 구곡폭포, 27위 공지천유원지, 29위 강원도립화목원 등 야외 관광지가 다수였다. 상위 30위에 포함된 실내 관광지는 19위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28위 CGV춘천(영화관) 뿐이다. 2019년에는 애니메이션박물관(7위), CGV춘천(12위) 등 실내 공간이 상위에 이름을 올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관광지 유형별로는 공연 및 행사(-51.8%)와 문화시설(-31.4%) 등에 대한 검색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쇼핑(37.9%), 레포츠(28.6%) 관련 관광지는 관심도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골프장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춘천은 전체 관광지에서 레포츠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41.1%에 달해 전국평균(17.4%)과 비교해 특화도가 뛰어났다.
또 식음료와 숙박을 포함한 검색량 통계에서, 춘천지역의 식음료 관련 내비게이션 검색량은 101만4499건으로 전년(86만9424건) 대비 14만5075건(16.7%) 늘었으며 전체 검색량의 55.8%에 달했다. 숙박 관련 검색량 역시 전체적으로 전년(18만1419건)과 비교해 검색량이 9225건(5.1%) 증가한 19만644건으로 나타났다.
볼 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실외 관광지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며 경관 좋은 공간에서 먹고 마시는 경험이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바라는 관광의 형태인 것으로 풀이된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