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넘는 국민연금 수령자 강원 674명, 공무원연금은 2만3871명
강원 노인 674명 월평균 211만원 수령해 노령연금 과반수 이상 50만원 미만 그쳐 고액 수급자 대다수 남성, 성별 격차 심각
월 200만원 이상을 받는 강원도내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령자가 67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평균 연금 수령액은 월 211만4137원이었다. 도내 국민연금 최고 액수는 월 275만원으로 나타났다. 노령연금 200만원 이상을 받는 수령자가 많아진 것은 연금 가입 기간이 30년이 넘고, 그동안 낸 연금보험료가 9000만~1억원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무원 연금으로 도내에서 200만원을 넘게 받는 이들은 2만3871명에 달해 국민연금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평균 수령액은 월 272만원으로 수령자의 80%가 월 200만원을 넘게 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내는 돈이 소득의 9%(회사 4.5%+본인 4.5%)인 반면 공무원연금은 소득의 18%(정부 9%+본인 9%)로 회사원보다 두배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200만원대 연금 수령자 증가는 연금으로 노후 설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지가 6일 국민연금공단의 강원도민의 연금 지급 현황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6월 기준 도내 국민연금 수령자는 23만5459명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인구(37만5908명)의 62.6%다. 노인 10명 중 6명은 국민연금을 타고 있는 셈이다. 노령연금은 19만4568명이고, 나머지는 유족연금이나 장애·분할연금 수령자다.
연금 수령액을 보면 월 200만원 이상이 674명이다. 대부분 연금 가입 기간이 30년이 넘고 초창기부터 연금 가입 상한선의 소득(월 610만원)으로 보험료를 냈던 경우다. 대략 30년간 1억원 안팎의 연금 보험료를 냈거나 연금 수령 연령인 61세나 62세가 됐을 때 연금을 2, 3년 묵혀 '연기연금' 혜택을 받아 연금 액수를 높였다.
연금 수령액 현황을 보면, 15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은 5730명(7.7%), 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 1만4976명(27.4%)이었다. 그리고 월 50만원 미만의 연금을 받는 이들도 절반을 넘었다. 11만9855명으로 전체 연금 수령자의 61.6%였다. 이들의 경우, 대부분 국민연금제도가 농어촌과 도시지역으로 확대되던 1998년 이후 가입자로 5년 이상만 가입하면 연금을 타는 특례노령연금 수령자들이다. 가입 기간이 짧은 데다 보험료도 적은 액수를 내서 그만큼 노령연금 액수도 적다. 또 당시는 연금 초창기여서 연금 타는 나이인 60세까지 5년 정도밖에 가입할 수 없는 50대 후반 연령층을 위해 5년만 가입해도 연금을 주는 특별 혜택을 받았다. 올해 90세가 된 오모 씨는 1998년에 연금에 가입해 5년간 총 600만원을 냈다. 매월 34만원씩 지금까지 받은 총액은 7000만원에 달한다. 낸 돈에 비해 12배가량 받고 있는 셈이다. 매월 수령액은 적지만, 낸 돈에 비해서는 너무 많은 액수를 타고 있다.
◆춘천의 노령연금 월 100만원 이상 수령자는 3257명
춘천에서 노령연금 수령자는 2만8145명으로 조사됐다. 춘천의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46.9%)에 가까운 이들이 연금을 타는 셈이다. 월 200만원 이상을 받는 경우는 114명으로 월평균 210만9146원을 받고 있다. 15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은 903명(평균 171만8233원), 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은 2240명(평균 121만1822원),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은 7473명(68만8693원)이었다. 반면 50만원 미만은 1만7415명(평균 33만7254원)이었다. 이처럼 50만원 미만을 받는 이들은 전체 노령연금 수령자 중 절반을 넘는 61.9%에 달했다. 월 100만원 이상을 받는 이는 3257명으로 전체 연금 수령자 9명 중 하나꼴이었다.
노령연금 수령자 수는 남성 숫자와 여성 숫자가 엇비슷했다. 그러나 월 140만원 이상 수령자는 남성이 94.8%(1245명)이고, 여성은 5.2%(68명)에 그쳤다. 현재 60대는 젊은 시절에 주로 남성이 오랫동안 직장생활이나 사업을 하면서 연금에 오래 가입한 반면 여성은 오랜기간 직장생활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자녀 양육 등으로 중도에 직장이나 사업을 그만 두어 연금 보험료 납부를 유예하거나 그만 둔 경우가 많았던 탓으로 분석된다. 월 100만원 이상은 남성이 3059명(10.8%)인 반면 여성은 198명에 그쳤다. 연금 수령액이 커질수록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180만원 이상을 받는 남성은 371명이지만 여성은 21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연금 수급액 차이가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 참여율에 있다고 분석한다. 노령연금 수급 대상인 60세 이상의 여성의 경력 단절과 국민연금의 최소 가입 기간인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납입 금액이 적었던 점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7월 기준 도내 국민연금 수급자는 23만6781명으로 이들은 총 1134억원의 연금을 받았다. 1인당 월평균 55만2537원 꼴이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2024년 최저보장수준 71만3102원(1인 가구 기준)보다도 낮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 전북, 충남, 제주에 이어 아래에서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전국에서 국민연금 수령액이 가장 많은 울산(79만807원)과 비교하면 20만원 이상 적은 액수다.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굴지의 재벌기업들이 많아 직장인들의 평균 임금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강원지역 내에서도 연금 월 평균 지급액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연금 지급액이 가장 큰 곳은 삼척으로 1인당 월 지급액이 58만8973원이었다. 이어 태백이 58만8882원, 동해가 57만2092원 순이었다. 도내 18개 시·군 중 철원과 고성, 양구는 1인당 월평균 수급액이 50만원을 넘기지 못했다. 최저는 49만2249원으로 집계된 양구였다. 도내 시군에서도 삼척과 양구는 10만원이 넘는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동섭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