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천 포장마차를 아시나요?” 춘천의 과거와 현재

2024-09-17     이정욱 기자

춘천은 오랜 세월 동안 호수와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고유한 풍경을 자랑하던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춘천은 현대적 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왔습니다. 한때 많은 이가 찾던 ‘온의동 운동장’이나 ‘요선터널’ 같은 장소들은 이제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아, 요즘 세대들에게는 생경한 이름이 됐습니다.

이번 추석 명절, 가족들이 함께 춘천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변화의 흐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많은 이가 추억하는 춘천의 과거 모습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춘천의 현재 모습을 소개합니다.


▶ 요선터널 (요선동)

과거 요선터널의 모습과 철거 이후의 모습. (사진=춘천문화원)

요선터널은 현재의 춘천 e편한세상 아파트와 요선동한신휴플러스 아파트 사이에 위치했습니다. 과거 춘천의 유일한 도심터널로 1971년 7월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해 개통했습니다. 요선동과 근화동, 소양동 일대를 잇는 터널로, 독특하게 터널시설 위로 주민들이 모여 살기도 했습니다. 냉방 시설이 부족했던 시절, 요선터널은 춘천 시민들의 피서지 역할을 하기도 해 인근 주민들의 추억이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로 요선터널은 1994년 철거됐습니다.


▶ 춘천종합운동장 (온의동)

춘천시 온의동 춘천종합운동장의 과거 모습. 2009년 송암스포츠타운이 개장하면서 철거됐다. (사진=춘천문화원, MS TODAY DB)

춘천종합운동장은 1979년 9월 준공 이후 춘천 시민들에게 중요한 체육 및 지역 행사의 중심지였습니다. 1980년 제18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시작으로 1985년과 1996년 전국체전이 이곳에서 열렸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시민이 카드섹션을 포함한 응원대회에 참여하며 추억을 쌓았습니다. 

춘천종합운동장이 생기기 전인 1920년대부터 50여년간은 춘천고 운동장에서 축구, 야구, 배구대회를 비롯한 스포츠대회와 815기념행사같은 도단위 각종 행사를 치렀습니다.

운동장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관람하고 응원을 나누던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2009년 송암스포츠타운이 개장하면서 춘천종합운동장은 철거했고, 그 자리에 상업시설과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습니다.


▶ 후평천 (후평동)

후평동 도심을 가로지르던 후평천의 과거와 현재 모습. (사진=춘천문화원, MS TODAY DB)

과거 후평동에는 ‘후평천’이라는 작은 냇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인공폭포가 있는 후평동 보안사거리에서 시작해 소양강까지 약 1220m를 이어가며, 주민들의 작은 쉼터가 됐습니다. 그러나 후평동의 규모가 점차 확장되자 ,1992년 도심지 교통난 해소와 인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후평천 위로 도로가 건설되었습니다. 현재는 도로에 덮인 후평천의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강변삼거리 인근의 수문을 통해 그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 공지천 포장마차촌 (근화동)

과거 공지천 포장마차촌의 모습과 철거 이후 모습. (사진=춘천시, 연합뉴스)

춘천시민들의 휴식처인 공지천에 한때 포장마차촌이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현재의 공지천사거리 인근에 위치했던 이곳은 ‘공지천 포장마차촌’으로 불렸습니다. 1989년 9월, 춘천시의 도시정비 정책에 따라 명동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 퍼져 있던 포장마차들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포장마차촌이 형성됐습니다. 공지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술 한잔을 기울이며, 춘천시민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추억의 장소가 됐죠.

공지천 포장마차촌은 한때 운영하던 포장마차가 46채에 달할 만큼 번성했으나, ‘애막골’, ‘스무숲’ 등 신흥 먹자골목에 밀리면서 점차 명성을 잃어갔습니다. 결국 2016년 철거됐고, 현재 그 자리는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춘천실내체육관 (효자동)

과거 효자동에 위치했던 춘천실내체육관. 철거 후 아파트가 들어섰다. (사진=춘천문화원, MS TODAY DB)

춘천 실내체육관은 효자동(현 양우내안애아파트)에 위치해 있던 시설입니다. 1968년 5월 건립된 춘천실내체육관은 3층 팔각 한옥식에 최대 수용인원 8000명으로 당시 전국 4대 체육관에 손꼽히는 규모였습니다. 경기장, 영사실, 사무실, 회의실, 식당 등이 있어 체육경기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공연도 펼쳐졌습니다. 1996년 강원은행이 사옥 건립을 위해 춘천시로부터 매입했으나 당시 은행 합병으로 무산됐습니다. 이후 2003년 한 건설사가 춘천실내체육관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건설했습니다.


▶ 소양강 분수대

과거 소양1교와 소양2교 사이에 위치했던 소양강 분수대. (사진=춘천문화원)

과거 소양강엔 분수대가 있었습니다. 야간 조명과 100m 높이까지 올라가는 물줄기가 어우러져 춘천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소양1교와 소양2교에 설치된 분수대는 1997년 설치돼 5월부터 10월까지 일일 3회에 걸쳐 60분 동안 작동해 소양강의 ‘명물’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소양강 분수대는 국가적인 전력난으로 2011년 작동을 멈췄습니다. 이후 2014년 6월 철거돼 현재는 소양강 분수대의 모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