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조직개편안, 캠프페이지 개발 최종 부결⋯집행부-시의회 ‘극단대립’
춘천시의회, 전반기 회기 마무리 시 조직개편안·캠프페이지 개발 등 부결 시·시의회, 갈등 봉합 없이 신경전 계속 현안 사업 제동, 민선 8기 후반기 차질 불가피
춘천시의회가 시 조직개편안과 캠프페이지 개발 등 각종 현안사업을 최종 부결시켰다. 가뜩이나 살얼음판인 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선 8기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극적인 반전을 기대했던 시는 주요 안건에 제동이 걸리면서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춘천시의회는 24일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별로 보고된 의안에 대한 최종 심의를 진행했다. 앞서 각 상임위는 지난 약 3주에 걸쳐 집행부가 올린 안건을 심의하고, 행정사무감사 등을 벌여왔다.
양측간 대립은 회기 전부터 감지됐다. 최근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진 데다 캠프페이지 개발을 두고도 시의회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 갈등의 단초가 된 전입장려금 관련해서도 부실 운영을 이유로 감사원에 공익 감사까지 청구했다.
긴장감이 속에서 열린 본회의는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안건마다 재검토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과 이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간 격론이 오갔다. 회의가 과열되면서 30분간 정회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민선 8기 후반기의 정상 운영을 위한 협조를 요구했지만, 다수당인 국힘 의원들은 “상임위에서 이미 결정된 사안을 설득 과정도 없이 본회의에 와서 갑자기 뒤집으려 하면 안 된다. 절차와 방법을 지켜달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조직개편안은 2회에 걸쳐 시의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조직개편안이 부결되면서 시는 스마트도시국 신설 등 그동안 준비해온 인사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통상 1월과 7월 승진, 휴·복직 인사를 진행하는데 조직개편안이 통과돼야 가능하다. 이에 따라 승진 대상자 등 인사 관련자의 불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캠프페이지 개발 등 시 역점 사업 추친도 동력을 얻지 못하게 됐다.
아무런 소득 없이 회기가 마무리되며 시와 시의회간 대립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진호 시의회 의장은 본회의를 마무리하며 ″시와 시의회는 수레의 두 바퀴이며 소통하지 않으면 수레는 삐그덕 댈 수밖에 없다″며 ″후반기에는 춘천시의 행동하는 소통으로 의회와 협치를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의회 협력을 기대했으나 이 같은 결과가 나와 아쉽게 생각한다”며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시의회도 꾸준히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