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동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작은 가게’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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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양동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작은 가게’의 정체는?

    옷, 신발, 모자, 책 등 1000~3000원에 판매
    시민이나 단체 등으로부터 모두 기부받은 물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모금함에 돈을 넣고 구매
    수익금은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위해 사용

    • 입력 2023.05.23 00:01
    • 수정 2023.05.24 06:54
    • 기자명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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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한 구석에 옷, 책 등의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한 구석에 옷, 책 등의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17일 춘천 소양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을 처리하러 온 시민들 사이로 빼곡히 꽂힌 책들과 옷이 걸려 있는 행거가 보였다. 행거에는 티셔츠, 와이셔츠, 점퍼, 바지, 치마 등 다양한 종류의 옷이 정리돼 있었다. 한쪽 벽에는 모금함이라고 적힌 빨간 집 모양의 상자가 설치돼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물건을 고른 후 자발적으로 모금함에 돈을 넣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행정복지센터 안의 작은 가게인 셈이다. 

     

    벽면에 설치된 빨간색 모금함. 물건을 고른 후 이곳에 돈을 넣고 가져가면 된다. (사진=이현지 기자)
    벽면에 설치된 빨간색 모금함. 물건을 고른 후 이곳에 돈을 넣고 가져가면 된다. (사진=이현지 기자)

    22일 본지 취재결과, 물건들은 소양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협의체)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모두 기부받은 것들이었다. 주로 민원을 처리하러 온 시민들이 물건을 기부하고, 명동의 한 의류업체도 판매하고 남은 물건을 이곳에 후원한다. 그 덕분에 시민들은 옷, 신발, 모자, 책 등을 1000~3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판매수익은 소외계층들을 위한 김치 나눔 사업에 사용된다. 2021년 협의체는 220만원의 수익금으로 독거가구와 저소득층에게 김치 200포기를 담가 전달했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모(33)씨는 “가격이 워낙 저렴해 올 때마다 물건을 둘러본다”며 “수익도 좋은 일에 쓴다고 하니 더 의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모(47)씨 역시 “요즘 물가가 워낙 비싸서 라면도 4000~5000원인데 어디 가서 바지를 3000원에 살 수 있겠나”라며 “사업이 더욱 활성화돼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을 관리하는 이선희 소양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이 사업을 통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일주일에 3번 정도 와서 물건을 관리한다”며 “감사하게도 시민들이 모금함에 꼭 돈을 넣고 물건을 가져간다”고 말했다. 이어 “200만원 정도의 돈이 모이면 연말에 독거가구 등 소외된 이웃에게 김장김치를 갖다 드리고 있다”며 “좋은 일에 쓰이는 만큼 시민들이 이곳을 많이 애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현지 기자 hy0907_@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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