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고정금리‘ 생각보다 인기 없네⋯현장 신청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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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고정금리‘ 생각보다 인기 없네⋯현장 신청 ‘0’명

    대출자 금융부담 줄이기 위한 '안심전환대출'
    최저 3.70%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 가능
    접수 첫날 현장 신청 0회, "문의만 몇 번 왔다"
    정책 실효성 여부에 은행권 해석 엇갈려

    • 입력 2022.09.16 00:02
    • 수정 2022.09.20 00:13
    • 기자명 최민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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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보도 많이 하고 준비도 열심히 해놨는데 신청자가 없네요.”

    15일 오전 우리은행 춘천지점. 이날 안심전환대출 신청 시작일을 맞아 분주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은행 내부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분위기였다. 이 지점에는 오전 내내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위해 방문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온라인을 통해 안심전환대출 신청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한 이들이 전국적으로 35만 명에 달했던 것을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람이 몰릴 것이라 예상해 상담을 위한 자료를 잔뜩 준비해놨는데 오전에 문의 전화만 몇 통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본지 취재진이 이날 오전 춘천지역 시중은행 지점 6곳을 방문한 결과, 다른 은행들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지점 내 안심전환대출 홍보 포스터나 안내 책자가 비치되어 있지 않거나 안심전환대출 정책 자체를 모르는 직원들도 있었다. 은행 지점들에서는 “몇 차례 유선을 통한 문의는 있었고, 자격 요건이 맞지 않아 신청하지 못한 고객도 있었지만 접수까지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한 안심전환대출이 춘천지역에서는 아직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올들어 가파른 시장 금리 상승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대거 신청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안심전환대출 홍보 포스터가 걸려있는 우리은행 춘천지점. 한 고객이 창구에 앉아있다.(사진=최민준 인턴기자)
    안심전환대출 홍보 포스터가 걸려있는 우리은행 춘천지점. 한 고객이 창구에 앉아있다.(사진=최민준 인턴기자)

    안심전환대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자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출시한 상품이다. 1‧2금융권에서 변동금리 또는 혼합형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최저 3.70%의 고정금리를 보장한다. 대출 만기는 각 10년(3.80%), 15년(3.90%), 20년(3.95%), 30년(4.00%)이며 안심전환대출을 위한 기존 대출 상환 시 조기상환 수수료도 면제해준다. 

    안심전환대출 신청자가 예상보다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은행권의 해석이 엇갈린다. 우선 3.7~4.0%의 고정금리가 아직까지는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했을 때 크게 저렴하지 않은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은 고정금리 상품인 만큼 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야 대출자들의 이익이 큰데, 큰 폭의 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대출 수요자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2019년 당시 안심전환대출 시행 직후 시장의 예상과 달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p 내린 사례도 있었다. 

    수도권에 비해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춘천지역에서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이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아직 신청기간이 많이 남은만큼 추후 신청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강원서부지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위험을 고려해 비대면 신청을 권장하고 있으며,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마비됐던 2019년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이용한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비대면 신청이 어려운 만 60세 이상 고령자나 청각장애인을 위한 원격 신청 지원 서비스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 기준은 부부 합산(미혼인 경우 단독)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주택 가격 4억원(KB 시세 기준) 이하, 1주택자 등이다. 만기 5년 이상의 완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나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 정책 모기지 대상자는 제외된다. 연 소득 6000만원 이하, 만 39세 이하 청년이라면 금리 0.10%p를 추가로 인하받는다.

    6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기업, 하나, 농협)에서 대출받았다면 해당 은행 창구나 홈페이지, 그 외 은행이나 제2금융권이라면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나 어플을 통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제1금융권이지만 지역 농협은 제2금융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사에 신청해야 한다. 여러 은행에 다중채무가 있다면 1순위 은행 기준에 맞춰 신청하면 된다. 신청접수일은 주택가격 3억원 이하일 경우 이달 28일까지, 3억~4억원일 경우 내달 6~13일까지다.

    [권소담 기자·최민준 인턴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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