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산, 대원당, 다슬기 해장국⋯춘천의 명소가 소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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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봉산, 대원당, 다슬기 해장국⋯춘천의 명소가 소설로

    춘천 관광지, 맛집 배경으로 한 여행 소설 출간
    전문가가 합심해 빅데이터에 스토리텔링 더해
    충실한 사전 취재로 지역 장소성 사실적 묘사
    '언제나 봄'인 춘천 구석구석, 함께 '모두가봄'

    • 입력 2022.12.11 00:01
    • 수정 2023.09.07 11:44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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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봉산 카페 거리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춘천 야경을 바라보면 어느 순간 멍 때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냥 옆에 앉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야경을 보며 이대로 시간을 보내도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구봉산 카페는 그래서 춘천에 올 때 마다 꼭 들르게 된다. (‘모두가봄’ 발췌)>

    ‘모두가봄’은 특별한 여행 소설이다. 춘천시민이라면 익숙한 공간들이 소설 속 주인공의 여행지에 실명 그대로 등장한다. 서울에 사는 서른다섯살 프리랜서 작가 ‘안영’이 20대 시절 별이 쏟아지는 ‘강촌 소주고개’에서 만났던 인연을 되짚어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이 춘천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탈지, 기차를 이용할지, 자가용을 가져갈지 고민하는 소설의 첫 장에는 친절하게도 ‘춘천 가는 교통 정보’가 함께 적혀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당장 ‘춘천 가는 기차’ 표를 사게 될 것이다.

    ‘안영’이 찾아가는 추곡약수터 앞 명신시골밥상, 로컬 빵집 대원당, 춘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양강 다슬기 해장국, 90년대 동네 피자 감성의 피자스테이션, 손만두 전문점인 왕짱구와 짱손만두 등, SNS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춘천 사람들이 사랑하는 진짜 맛집이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춘천을 배경으로 한 여행소설 '모두가봄' 표지. (사진=김희영 작가 제공)
    춘천을 배경으로 한 여행소설 '모두가봄' 표지. (사진=김희영 작가 제공)

    나이도, 배경도 다르지만 춘천에 대한 애정으로 뭉친 빅데이터 전문가와 시나리오 작가, 아마추어 사진가가 2020년 뜨거운 여름날 춘천을 속속들이 탐험하며 상상력을 발휘한 결과물이다. 충실한 사전 취재를 바탕으로 책 속에 춘천이 가진 장소성이 꼼꼼하게 반영돼 소설인지 수필인지 헷갈릴 정도다. 

    상상력을 발휘해 여행 정보에 스토리텔링을 얹어내는 작업은 김희영(46) 작가가 맡았다. 김 작가는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컨설팅 사업을 추진하는 디큐에서 강원지역 관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동시에 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 중이다. 지역 방송국 PD로 10여 년간 활동하며 속속들이 춘천을 알고 있는 작가의 경험이 책 속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춘천에는 오래된 가게가 많잖아요. 근화동의 한 생선구이 식당은 1990년대부터 손님이 기록한 방명록을 모두 보관하고 있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사연이 이 공간에서 쓰였겠어요. 만들어진 관광지보다는 푸근하고 정겨운, ‘진짜 춘천 로컬의 공간’을 여행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어요.”

    공동 저자인 김태우(58) ICT기업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자동차 내비게이션 검색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춘천지역 관광지 선호도를 분석하고 책에 소개할 장소를 선별했다. 김 이사장은 강원지역 관광 빅데이터 연구를 기반으로 경영정보 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정량화된 자료를 바탕으로 선별한 여행지 목록은 소설 속 ‘춘천댁 추천 관광지‧카페‧음식점’으로 표현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하는 관광지 목록을 삽입해 ‘여행책’으로의 정보성도 높였다.

    사진을 담당한 아마추어 사진가 유혜빈(25‧강원대 신문방송학과 졸업)씨는 20대의 시선으로 육림고개 등 새로운 춘천의 ‘핫플’을 안내했다.

     

    여행소설 '모두가봄' 공동저자인 김태우 ICT기업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사진 왼쪽)과 김희영 작가(사진 오른쪽). (사진=권소담 기자)
    여행소설 '모두가봄' 공동저자인 김태우 ICT기업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사진 왼쪽)과 김희영 작가(사진 오른쪽). (사진=권소담 기자)

    김 이사장은 ‘모두가봄’ 기획 취지에 관해 “춘천을 설명할 수 있는 관광 데이터는 많지만, 어떤 이야기에 담아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춘천에 대한 궁금증을 소설이라는 감성적인 방법으로, 또 빅데이터라는 실증적인 도구로 해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사람에 대한 서사가 담겨있는 발라드 같은 서정적인 이야기’로 ‘모두가봄’을 설명하고 싶다”며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춘천의 기억, 여행의 추억, 옛사람의 정을 떠올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 춘천의 낭만을 그대로 담아낸 ‘모두가봄’은 이곳에 사는 시민들에게도, 춘천을 여행하는 관광객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책은 지역 서점에서 1만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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