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덮친 '밀크플레이션'···우윳값 상승에 자영업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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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덮친 '밀크플레이션'···우윳값 상승에 자영업자 ‘울상’

    우유 가격 6~9%까지 일제히 인상
    우유가 주재료인 커피, 빵 등 영향
    춘천 우윳값 도내 시 중 가장 높아
    유통업·자영업자·소비자 부담 가중

    • 입력 2022.11.23 00:01
    • 수정 2022.11.24 06:39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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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우유와 유제품을 다루는 카페 등 자영업자 부담이 늘어나는 ‘밀크플레이션’ 현상이 춘천 자영업자들을 덮치고 있다.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이란 원유 가격이 오르며 우유가 들어간 제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이달 17일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등 국내 대형 우유 유통업체들이 우유 가격을 일제히 6~9% 넘게 인상했다. 이로써 ‘서울우유(1ℓ)’가 2890원으로 기존(2710원)보다 180원(6.6%) 올랐고 ‘매일우유 후레쉬 오리지널 우유(900㎖)’ 역시 250원(9.6%) 올라 2860원이 됐다. ‘남양 맛있는 우유GT’,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등 다른 업체들도 모두 가격을 인상했다.

    대형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춘천에서 유통되는 우유 가격 역시 상승했다. 강원물가정보망에 따르면 17일 기준 춘천의 평균 우유(1ℓ) 가격은 2880원으로 지난달(2675원) 대비 205원(7.7%) 올랐다. 강원도 내 17개 시군에서 인제(3000원), 화천(2925원), 정선(2917원), 횡성(2902원)에 이어 5번째로 높았으며 시 단위 지역 중에선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지역에서 유통되는 우유 가격이 상승하며 카페, 제과점 등 우유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의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우유 유통업체의 대리점에서 우유를 조달한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춘천에서 운영 중인 카페는 총 617곳, 제과점은 147곳이다.

     

    우유 가격 인상으로 관련 제품들의 가격도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춘천 한 카페에서 직원이 우유를 이용해 음료를 만들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우유 가격 인상으로 관련 제품들의 가격도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춘천 한 카페에서 직원이 우유를 이용해 음료를 만들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이들의 경우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크림, 치즈, 버터 등이 모두 우유 가격과 직결되는 탓에 이번 인상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우유 가격 인상에 따라 커피값을 올려야 할지 고민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우유 대리점에서 우윳값 인상 폭을 조만간 통보할 예정이라는데 가격 인상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정말 인상이 안 되는 게 없다”, “우윳값이 한 번에 올라서 큰일이다” 등 비슷한 반응의 댓글들이 줄지었다.

    춘천 교동에서 카페 ‘피카소 에스프레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모씨도 우유 가격 인상에 난감한 상황이다. 한씨는 “우유 가격이 부담돼 가격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손님들이 더 줄어들 것 같아 그럴 수도 없어 난감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22일 오후 기준 하루 동안 이 가게를 방문한 손님은 약 30명이었다. 한창 손님이 많을 때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숫자다.

    대형 유통업체부터 개인 사업장까지 차례로 밀크플레이션이 덮칠 경우 유통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소비자들 역시 가격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대학생 양성주(26)씨는 “평소 우유를 직접 접할 일은 많지 않지만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을 자주 구매한다“며 “카페에서 라떼 종류를 자주 먹는데 가격이 더 오르면 아무래도 저렴한 아메리카노만 먹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역 카페에 우유를 공급하는 유통업체 대리점의 상황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관계자 김모씨는 “다들 힘든 걸 뻔히 아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 계획을 통지할 때가 가장 힘들다”며 “물가가 안정돼 자영업자들 상황이 빨리 나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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