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냐?” 농촌을 지키는 ‘봄내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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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은 먹고 다니냐?” 농촌을 지키는 ‘봄내농부’

    11월 11일 농사 중요성 알리는 ‘농업인의 날’
    청년 농부 모임 ‘봄내농부’ 농촌의 가치 재고
    농촌·농민 삶의 질 높아야 청년층 유입 늘 것
    식량 위기 대비, 농촌 살려 식량주권 확보 필요

    • 입력 2022.11.10 00:01
    • 수정 2022.11.11 00:13
    • 기자명 이정욱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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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감소와 고령화, 불안정한 소득 환경 등에 따른 농촌의 문제는 지역소멸을 넘어 국가의 식량주권 위기까지 심화시키고 있다. 이슈플러스 이번 시간에는 11월 11일인 농업인의 날을 기념해 농촌의 가치에서 꿈을 찾고 있는 춘천 청년 농부 모임 ‘봄내농부’ 최유나 부대표와 이야기 나눠보았다. <편집자주>

     

    ▶ 춘천 청년 농업인단체 ‘봄내농부’ 소개 
    ‘봄내농부’는 올해 춘천시 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커뮤니티 지원사업을 통해 모인 단체로 처음에는 13명으로 구성됐다가 지금은 23명으로 늘어난 춘천의 청년 농업인 모임이다. 

    ▶ ‘봄내농부’ 청년 농업인들이 농업과 농촌을 선택한 이유
    춘천의 청년 농업인 나이 규정은 만 40세에서 만 45세로 변경돼 더 폭넓은 연령층이 함께하고 있다. 특히 봄내농부는 절반가량이 여성 농업인인데 자연을 좋아해서 농촌을 선택한 분들이 계시고, 아이와 함께 자연을 만끽하고 싶어 농사를 시작한 분도 계시다. 부모님이 짓고 있는 농사를 도와드리기 위해 시작한 분, 또 직접 키워서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싶다는 뜻으로 농촌과 농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 ‘봄내농부’ 주요 작목과 특징
    양봉이나 표고버섯을 하기도 하고 기본 농사를 짓다가 치유와 체험농장으로 범위를 확장하기도 한다. 농촌 환경과 농사를 잘 모르고 시작해 낯설고 어렵지만 커뮤니티를 통해 여러분이 모이다가 보니 각자의 농산물에 다른 사람의 것을 접목해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기도 하고, 서로 힘이 되는 강점이 있다. 최근에도 비가 너무 많이 내려 감자 농사를 망쳤는데, ‘봄내농부’ 게릴라 장터를 준비하면서 체험과 상품화도 시켜보자는 논의를 통해 감자 농사를 한 분이 감자빵을 만들어 나오셨고 그 반응이 괜찮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기도 했다.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춘천 청년농부 모임인 '봄내농부' 최유나 부대표가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춘천 청년농부 모임인 '봄내농부' 최유나 부대표가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 ‘청년 농부’ 활성화 노력 
    농촌과 농사를 잘 모르니까 서로의 농장에서 팜 파티를 하면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등의 조언을 해주고, 서로의 피드백을 적용해 상품을 판매하며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게릴라 장터도 진행했다. ‘봄내농부’를 활성화해서 많은 청년 농부들이 우리를 따라올 수 있게 하고, 춘천시민만이 아닌 서울 등 외부에서도 SNS 등을 통해 우리 그룹의 활동과 정보를 알고 찾아오게 하려고 한다.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게릴라 장터를 지속하지 못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 청년 농부가 느끼는 농촌과 농사의 어려움
    소농을 하는 제 이야기를 하자면 판로를 찾는 문제가 우선 있고, 계속 올라가는 자잿값, 비료 가격, 전기이용료 등의 부담이 크다. 그리고 청년 농업인들이 귀농 귀촌을 하려면 땅이 없다. 땅이 있더라도 그 지역에서 이미 농사를 짓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저희한테 그 땅 임대가 돌아오는 건 사실상 힘들고 나라에서 공공으로 임대해 주는 땅도 있지만 그것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 농업인 육성과 농촌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
    딱 기본을 말하고 싶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이 신나게 농사지으며 한숨 쉬지 않고, 웃으며 발 뻗고 주무시는 농촌 조성이다. 막 웃으면서 농사짓는 모습을 보면 ‘농촌에 뭐가 있길래 어르신들이 힘드실 것 같은데 저렇게 신나게 농사를 지을까’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런 정책이 생활 속에서 새어 나온다면 굳이 ‘이거 해준다’, ‘저거 해준다’ 하지 않아도 농촌으로 가고 싶을 것이다. 아이들도 학업보다 자연과 함께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커서도 어렸을 때 접했던 환경이니까 자연스럽게 농어촌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만 45세 이하의 춘천 청년농부 23명이 참여하는 봄내농부는 게릴라 장터와 팜파티 등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판로를 개척한다. (사진=봄내농부 제공)
    만 45세 이하의 춘천 청년농부 23명이 참여하는 봄내농부는 게릴라 장터와 팜파티 등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판로를 개척한다. (사진=봄내농부 제공)

    ▶ 귀농‧귀촌을 꿈꾸는 예비 청년 농부에 대한 당부
    뙤약볕 아래에서 기미와 주름살 생기면서 농사짓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맘먹고 와도 땅 임대도 힘들고, 기계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도 많은데 기계를 빌리는 것도 쉽지 않다. 이렇듯 힘들 것이라는 각오와 햇빛을 마음껏 받을 준비를 하고 온다면 그리고 춘천이라면 ‘봄내농부’가 도와드리겠다. 저희는 함께 고민하고 성심껏 도와드릴 자신이 있다. 

    ▶ 농촌과 농사의 중요성
    어르신들이 “밥은 먹고 다니냐?” 하는 말 들어봤을 것이다. 밥이 제일 중요하니 ‘밥밥밥’ 하신 것이다. 또한 전쟁이나 기후 위기를 직면하면서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력이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기후 위기가 심화할 때 우리의 식량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진짜 비싼 값을 주고 농산물을 사 먹어야 하고 식량 위기에 시달리게 된다. 옛날에는 자식을 키우면 “돈 벌러 서울 갔다 올게” 했지만, 그 말이 반대로 돼 자식들이 부모와 함께 “우리 내년에는 무슨 농사지을까”라고 고민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농촌의 중요성을 알고 농촌을 살려 우리의 식량 자급률이 높아지기를 바란다.

    대담=[한재영 국장]
    촬영·편집=[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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