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침체를 걱정할 차례⋯춘천 부동산 ‘빙하기’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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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침체를 걱정할 차례⋯춘천 부동산 ‘빙하기’ 진입

    집값 피로감, 이자 부담 등 주택시장 '싸늘'
    정부 규제 해제 나섰지만, 부정적 전망 여전
    춘천 내 부동산 가격, 거래 등 꾸준히 감소
    전문가 "수요 감소, 지방부터 타격 입을 수도"

    • 입력 2022.09.24 00:02
    • 수정 2022.09.28 07:09
    • 기자명 최민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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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에 손님이 아무도 안 왔어요”

    23일 춘천 온의동 신축 아파트 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안에서는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들려 왔다. 본지 취재진이 이번 주 첫 방문객이었다. 중앙도로를 기준으로 양옆에 잔뜩 들어선 다른 부동산도 마찬가지였다. 공인중개사 A씨는 “지난 7월부터 갑자기 거래가 뜸해지기 시작하더니 이번 달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지난 몇년간 급격히 오른 집값에 대한 피로감과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담보 대출 이자 부담 급등으로 춘천을 비롯한 전국의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경기침체가 겹치며 주택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가격 하락폭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의 주택시장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지만 원래부터 비규제지역이었던 춘천에서는 이와 무관하게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104.8)·전세가격지수(103.1) 모두 전주 대비 0.1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5월,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전국 평균보다는 낮았지만 강원 지역도 같은 기간 평균 매매(-0.05%)와 전세가격지수(-0.08%) 모두 하락했다.

    춘천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춘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지수(105.8)는 0.11%, 전세가격지수(102.1)는 0.16% 각각 감소했다. 두 수치 모두 최근 1년 중 가장 크게 하락했다. 부동산 거래도 지난 5월 463건에서 7월 253건으로 감소했다.

    춘천 주택 시장의 침체는 아파트 거래 가격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의하면 지난 7일 근화동 신성 미소지움(전용면적 84.97m²·14층)이 3억1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같은 아파트(전용면적 84.97m²·15층)가 3억5300만원이었던 걸 감안할 때 한 달 새 38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우두동 춘천파크에뷰·온의동 춘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 등 춘천 내 다른 아파트들의 가격도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8월 춘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개월 연속 하락한 2억3385만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여전히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달 역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가 계속되는 가운데 춘천 온의동 신축 아파트 앞 부동산들의 문이 모두 열려있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가 계속되는 가운데 춘천 온의동 신축 아파트 앞 부동산들의 문이 모두 열려있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국토교통부는 21일 열린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과 일부 수도권 외곽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급락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선제 대응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집값 하락세가 시작됐음을 정부가 공인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값이 급격히 하락(경착륙)하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줘 경기 전반에 침체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는 26일부터 대상 지역들은 세금·대출·분양·정비사업 등 주택시장의 청약·보유·거래 전반을 제약했던 규제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원래부터 비규제지역이었던 춘천은 이미 시작된 부동산 빙하기를 막을만한 어떤 수단도 없는 상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지방의 부동산 규제를 우선 해제한 것은 부동산 시장에 충격이 오더라도 수요가 몰리는 수도권은 버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금리인상 및 경기 위축, 가격 고점 인식에 따른 시장 수요 감소 현상이 지방 부동산시장부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최민준 인턴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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