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고춧가루 값 고공행진에⋯“차라리 김치를 사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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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고춧가루 값 고공행진에⋯“차라리 김치를 사 먹자”

    비 피해에 작황 부진, 배춧값 고공행진
    춘천 중앙시장 가격 포기당 1만1000원
    무·고춧가루·깐마늘·소금 가격도 올라
    포장 김치 제품, 수입산 김치 수요 증가

    • 입력 2022.09.22 00:01
    • 수정 2022.09.24 07:51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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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은 비 피해로 농작물 작황이 나빠지면서 배추 한 포기가 1만원을 넘는 등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포장김치 업계 역시 판매 가격을 10% 정도 올렸지만, 작년 대비 50% 넘게 오른 김장 비용 상승에 비하면 ‘양반’이다. 그래서 김장을 하는 대신 차라리 포장김치를 사먹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0일 기준 춘천지역 중앙시장에서는 고랭지 배추 한 포기를 1만1000원에 판매했다. 포기당 가격이 1만4000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이달 16일보다는 소폭 하락했으나, 지난해(6705원)와 비교하면 배춧값이 1.6배나 올랐다. 불과 1개월 전(8788원)보다도 2212원(25.2%) 상승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자료를 보면 잦은 비와 일조시간 저하로 무름병‧바이러스 등이 번져 전국적으로 배추 작황이 평년대비 부진하다. 다음 달 출하될 배추 역시 기상 여건 부진으로 생육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접적인 태풍 피해는 크지 않지만, 비가 많이 내려 병해 확산 우려가 크다.

    배추뿐 아니라 부재료 가격도 많이 올랐다. 춘천 중앙시장 무 가격은 1개에 4330원으로 1년 전(2160원)보다 두 배 상승했다. 고춧가루(국산 1㎏)는 같은 기간 3만원에서 3만5300원으로 5300원(17.7%), 깐마늘(국산 1㎏)은 1만원에서 1만1400원으로 1400원(14.0%) 각각 가격이 올랐다. 강원물가정보망 기준 춘천지역 평균 소금(국산 천일염 1㎏) 가격 역시 1년 새 2640원에서 3573원으로 933원(35.3%) 오르는 등 대부분의 김장 재료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춘천 신북읍 샘밭장터에서 시민들이 모여 김장 김치를 담그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 신북읍 샘밭장터에서 시민들이 모여 김장 김치를 담그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포장김치업계도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16일부터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11.3% 인상했고,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대상 종가집 역시 다음 달 1일부터 김치 제품 가격을 9.8% 올릴 계획이다.

    이처럼 포장김치 가격도 올랐지만, 김장 대신 ‘사먹는 김치’를 택한 소비자들이 많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족 단위의 대규모 김장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포장김치 상품 가격 상승률은 10% 수준이지만, 김장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춧값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에 김치 소비 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김장 대신 포장 김치 제품을 구입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대상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포기김치 카테고리 인기 상품이 모두 ‘일시 품절’ 상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연례행사로 온 가족이 모여 김장김치를 100포기씩 담갔다는 박정숙(65‧후평동)씨는 “올해는 김장을 하더라도 평소보다 규모를 줄일 생각”이라며 “예전에는 당연히 직접 만든 김치가 저렴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물가와 가족들의 수고를 생각해보면 김치를 사 먹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산 김치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1~20일 국내 수입된 김치는 1만4541t으로 평년대비 크게 증가했다. 수입단가 역시 전년대비 9.1% 올랐음에도 국내에서 제조된 김치보다는 저렴해 수요가 몰렸다. 신선 배추 수입량 역시 올해 7월에는 74t에 그쳤으나 지난달 1~20일 사이 561t이 들어왔다.

    배춧값이 크게 올랐던 2020년 당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추산한 10월 중순 기준 4인 가족(배추 20포기) 김장비용은 40만2810원에 달했으나 11월 초순에는 30만9130원으로 안정화됐다. 작황이 부진했던 시기를 지나 11월 들어 배추 출하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10㎏당 2만원으로 전년 및 평년 대비 상승했으나, 10월 이후에는 출하량이 증가해 이달보다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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