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작가의 첫 개인전 ‘언데드 오어 낫 얼라이브(Undead or Not Alive)’이 이 내달 4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창조한 세계의 주인공인 ‘모즈비(Mozbie)’를 소개하듯 꾸며졌다.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작가가 번아웃과 불안 증상을 경험하며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상태라고 느낀 감정 등을 반영한 캐릭터이다.
어린아이의 모습이지만 가면을 쓴 강박적인 형상으로 표현된 모즈비는 ‘좀비(Zombie)’의 알파벳을 재배열해 명명했다. 또 현대인의 불안과 심리적 괴리감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인간이 느끼는 불안의 원형과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다.
사회의 요구에 맞추기 위한 모습과 그 안에 억눌린 심리 사이의 괴리감은 회화를 비롯해 다양한 조형적인 실험으로 구현됐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무리지어 다니는 좀비의 특징을 통해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는 작품을 구상해 모즈비를 입체화했다. 11개의 좀비가 무리지어 있는 ‘일레븐’ 작품이다.
이 밖에도 렌티큘라를 활용한 작품과 조각, 공간 설치 등 20여점이 전시된다. 렌티큘라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화하는 방식으로 이번 작품의 주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정면에서 보면 가면을 쓴 사회인의 모습이 다른 방향에서는 축 늘어진 좀비의 형상으로 노출된다.
정현경 개나리미술관 대표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상품의 가치로 환산되는 시대에 이은정 작가가 구축한 이상하고 아름다운’ 모즈비 나라로 모두를 초대한다”라고 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