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춘천시립공공도서관이 파손된 채 방치돼 지역 아동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춘천시가 최근 도서관을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시립도서관 양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우리나라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지역 어린이도서관은 파손된 채 1년여간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MS TODAY 취재진이 찾은 춘천 효자동 담작은도서관은 건립 16년이 지나면서 시설이 노후화 돼 곳곳에 보수가 필요한 상태였다. 특히 원목 마루는 바닥 습기로 인해 들뜨는 등 파손이 심각했다.
대다수의 방문객이 진입하며 밟게 되는 입구 쪽은 파손이 특히 심각해 신문을 마루 모양으로 접어 부착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찢기고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마루 파손 문제는 수년 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마루에 습기가 차오르면서 발생했다. 들뜬 마루에 임시방편으로 신문지를 덧대어 놓은 것이다. 지난해 춘천시에 보수 필요성도 알렸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된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도서관이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점이다. 미취학 유아부터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신발을 벗는 것은 물론 적지 않은 아이들이 양말까지 벗고 맨발로 이용한다.
지난해 이용객 수는 6만7900여명, 올해는 6월 기준 3만2508명이 다녀갔다. 여름 방학시즌이 되면 더 많은 아이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아이들이 신문지를 밟아 미끄러지거나 들뜬 마루에 걸려 넘어지면 가시에 찔릴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담작은도서관 관리 부실 문제는 춘천시립공공도서관으로 문을 연 지 4년여 만의 일이다. 도서관은 2008년 도서문화재단 씨앗이 설립해 11년간 운영했다. 도서관은 전국 최우수 운영 도서관으로 선정되고 세계 각국에서 본보기로 삼는 등 아동도서관의 성공 사례로 꼽혔다.
춘천시로 운영권이 넘어간 것은 2019년으로 공공도서관 서비스를 민간보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에 기부채납했다. 도서관은 2020년 다시 문을 열었다.
춘천시 측은 마루 파손 문제는 1년 전부터 인지했지만 절차상의 문제로 아직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맑음정 시립도서관 도서관진흥팀장은 “지난 4월 진행 예정이었던 그린리모델링 사업 기간 함께 보수하고자 했으나 사업이 축소되면서 어렵게 됐다”며 “내년 당초 예산으로 수리하려고 했으나 시급한 문제로 파악돼 2차 추경안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경 예산이 반영되더라도 9월은 지나야 보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작 이용률이 높은 여름방학 기간 지역 어린이의 안전은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시는 리모델링 전 파손 부분에 매트를 깔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