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대표 어린이시설이었던 어린이회관이 KT&G에 매각된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다. 2013년 춘천시는 매각에 대한 춘천시의회 반발이 거세자 이를 도시계획사업으로 전환, 시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 승인 없이 추진했다. 이를 두고 한 시의원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KT&G가 날로 먹은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KT&G 측은 연 50만명의 관광객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춘천시는 이 같은 관광객 유입이 연간 150억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추산했다. 논란을 뒤로하고 자리 잡은 상상마당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고 있는지 춘천시민은 어린이회관과 함께 무엇을 얻고, 잃게 됐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어린이회관은 춘천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시민의 정서와 추억이 깃든 곳이었다. 그 때문에 시의회는 지역사회의 역사적 자산인 어린이회관의 민간회사 매각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매각이 불가피할 경우 앞으로 다른 용도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는 2012년 7월 어린이회관 매각과 관련해 “어린이회관이 매각되더라도 지금 같이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문화 공간 외에 다른 용도로 쓰지 못하는 방안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시는 매수자의 행위 제한 기한을 30년으로 제한하고 다른 용도 전환 등의 해지사유가 발생하면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특약 등기를 계약서에 명시하겠다고 했다. 또 시민단체와 시의회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현 건물 외형 유지 △어린이 프로그램 강화 △최소한의 비용으로 시민 이용 △지역 문화예술 단체 참여 △캠프페이지 내 어린이모험동산 등 대체시설 확보 △임의 처분, 다른 용도 전환 불가 등의 보완책을 마련해 시의회 동의 절차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관광객 50만명, 150억원 경제효과 낸다더니
상상마당은 KT&G가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위해 공연, 전시, 축제, 체험, 문화, 예술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상상마당 춘천은 2007년 서울, 2011년 논산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열었다.
KT&G상상마당은 2014년 상상마당 춘천을 개관하며 이곳이 춘천시민과 관광객을 포함해 향후 강원도의 대표적 관광명소이자 문화예술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상상마당 춘천은 부지 2만1530㎡(6512평), 건축 연면적 7397㎡(2237평)의 공간으로 상상마당 홍대의 약 3배, 논산의 약 2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다.
상상마당 춘천에는 2021년까지 7년간 15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약 2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개관 초기 내세웠던 50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상상마당 춘천에 따르면 지난해 아트센터 방문객은 15만여명. 스테이 방문객을 포함해도 20만여명에 그쳤다. 연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로 기대됐던 150억원도 결국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사회공헌 한다더니⋯카페 수익 어디로?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나 스테이 방문객보다 월등히 높은 방문객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 있다. 바로 카페다. 상상마당 야외공간 앞 가장 목 좋은 곳에 자리한 이 카페는 오픈 초기 ‘춘천에서 가장 비싼 카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지역 내 카페들과 차별화된 음료값을 받았다. 카페는 현재도 아름다운 의암호 풍광을 보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엄청난 매출이 예상되는 카페 수익금은 춘천을 위해 사용되고 있을까.
기대와 달리 카페와 상상마당 춘천은 운영 주체가 달라 수익 관리도 별도로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A카페와 스테이 내 B레스토랑은 담배인삼공제회가 별도 관리하고 있다. 담배인삼공제회는 KT&G 공제조합으로 회원들의 퇴직 후 생활 안정을 위한 자산운용과 부동산업이 주 사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회공헌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소개다.
연간 20만명이 7000원짜리 카페모카를 1잔씩 마셨다고 가정하면 14억원. 10년간 판매됐다고 가정하면 140억원이다. 지역의 역사적 자산이 상업공간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매각을 극구 반대했던 이원규 전 시의원은 “KT&G가 공익과 사회 환원을 위한 사업을 한다면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닌데 굳이 임대를 거절하고 매입한다는 것은 다른 꿍꿍이가 있던 것”이라며 "관광객이니 유입 효과니 하는 것도 의례적인 뻥튀기로 내세웠던 것으로 현재 상황은 과거에도 예상됐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 생활 중 가장 아쉬운 일을 뽑으라면 어린이회관 매각을 막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숨기거나 없애거나⋯지역민 할인
상상마당 춘천의 많지 않은 프로그램 가운데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상상실현페스티벌’이다. 티켓판매도 조기 마감할 정도로 인기인데 정작 춘천시민은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상상마당 춘천 홈페이지에서 과거 홍보 페이지를 살펴보면 SNS 친구추가에 대한 할인 혜택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춘천시민 할인에 대한 문구는 찾기 어렵다. 상상마당 춘천 관계자에 의하면 과거 홈페이지 구조상 할인 문구를 노출하기 어려웠고 예매 페이지로 넘어가면 공지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혜택마저도 2019년 이후 사라졌다. 춘천시민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많은 시민이 관람하지 않아서라는 것이 이유다. 관계자는 오히려 시민 할인 혜택을 없앤 후에 강원도 예매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해명했다.
숙박 기능을 하는 스테이 공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테이는 옛 강원도체육회관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로 총 58실, 약 200여명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개관 당시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숙박 공간으로 음악·공연예술 연습실, 컨벤션 시설로 구성돼 새로운 문화를 논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숙박업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주말 객실료는 최대 24만1000원으로 춘천시민을 대상으로 한 할인 혜택은 없다. 컨벤션 시설에 대한 할인 혜택도 스테이 자체 홈페이지에는 별도 공지되지 않고 있다. 전국 5곳 상상마당이 함께 쓰는 홈페이지에는 춘천지역 단체와 관계학과는 30~50% 할인한다고 게재되어 있다. 지역민을 위한 혜택이 있는 시설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KT&G 측은 “관광객은 기대에 근접하던 중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했고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카페와 레스토랑은 수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상마당을 통한 사회공헌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매계약에는 복합문화예술센터인 상상마당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 외에는 명시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춘천이 뺏긴게 이거뿐인가요??
중도 캠핑성지가 됐을텐데....ㅠㅠ
소양강 밑에 구봉산위에....명목상 춘천시민의 구직ㅇ 도움이될꺼라더니....데이터센타에 인원보충없이...땅만 준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