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원의 아침밥’, 강원도와 춘천시는 강건너 불구경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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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천원의 아침밥’, 강원도와 춘천시는 강건너 불구경 하나    

    • 입력 2023.05.16 08:17
    • 수정 2023.05.18 00:23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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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학생이 한림대 교직원 식당에서 천원으로 아침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3일 아침 식사 메뉴. (사진=MS투데이 DB)
    재학생이 한림대 교직원 식당에서 천원으로 아침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3일 아침 식사 메뉴. (사진=MS투데이 DB)

    아침에 등교하는 대학생들에게 양질의 식사를 값싸게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의 일부 대학에서 학생 복지 차원에서 시작한 사업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으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참여 대학이 41개교에 불과했으나 두세 달 사이 크게 늘면서 최근 145개 대학으로 집계됐다. 강원도에서는 강원대 상지대 연세대(미래) 한라대 가톨릭관동대 한림대 강릉원주대 등이 ‘천원의 아침밥’ 대열에 합류했다고 한다.

    ‘천원의 아침밥’은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을 위해 정부와 대학이 손잡고 따뜻한 한끼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차액은 대학이 부담한다. 대학이 얼마를 부담하느냐에 따라 식사 메뉴가 달라지는 구조지만, 학생 입장에서 대략 원가 3000~5000원 정도의 아침밥을 단돈 1000원에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은 식비 부담이 없어 좋고, 정부는 국내 쌀 소비량 늘릴 수 있어 좋다. 수요 공급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특히 고물가에 외식비가 급등하면서 한 끼 식사가 고민이었던 대학생들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다. ‘천원의 아침밥’은 정부가 오랜만에 청년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짚어낸 정책이라고 칭찬해도 좋을 것 같다.

    문제는 대학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의 결식을 막아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은 대학으로서도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몇 년째 재정난에 시달리는 입장에서 학생과 정부가 내는 것 외에 차액을 모두 감당하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사실 대학들이 ‘천원의 아침밥’ 대열에 합류한 이유도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대학이 하니 어쩔 수 없이 따라 하는 측면이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학식(학교식사)이 나오면 사진 찍어 SNS에 올리고 비교 품평하는 문화가 있는데, 인근 대학 학식보다 질이 떨어진다 싶으면 곧장 학교 당국에 민원을 제기한다. 대학으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럴 때 대학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곳이 지방자치단체다. 천원의 아침밥에 드는 비용 일부를 지자체가 부담하면 문제는 한결 수월해진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선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도 하다. 서울시와 경기도, 전남 전북도는 1000원씩, 충남도와 제주도는 2000원씩을 지원한다. 보도에 따르면 광주 대전 인천 울산에서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강원도와 춘천시에서도 더 이상 강 건너 불 보듯 할 게 아니라 합리적 대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다른 것도 아니고 우리 지역 일꾼이 될 청년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먹이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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