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피플] 30년만 춘천 무대 선 경임순 무용가 “고향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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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피플] 30년만 춘천 무대 선 경임순 무용가 “고향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경임순 무용가, 30년만 춘천 무대 올라
    춘천여고 졸업 후 서울행, 무용에 몰두
    "강원도 후학 위해 봉사와 헌신하고파

    • 입력 2023.05.06 00:01
    • 수정 2023.09.07 11:34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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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임순 무용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고향 춘천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경임순 무용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고향 춘천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최근 강원무용의 뿌리들이 한곳에 모여 춘천을 들썩였다.

    한국무용을 대표하는 강원도 출신 명무들의 춤을 한데 모은 강원도립무용단 기획공연 ‘불휘’에서다. 춘천 출신으로 무대에 오른 경임순 무용가는 “따뜻한 부모님 품으로 돌아온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며 “강원도 무용 후배들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 무용가가 고향 무대에서 춤을 춘 것은 30여년만이다. 그는 공연에서 정민류 교방 장고춤을 선보였다. 예로부터 나라의 큰 행사에서 선보였던 춤으로 특유의 고혹미와 절제미가 특징이다. 춘천 공연은 그에게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특별한 순간이 됐다.

    경 무용가는 “어린 시절 여름이면 공지천에서 멱을 감으며 물놀이를 하고 겨울에는 얼음 위에서 나무 썰매를 탔다”며 “친구들과 봉의산에 올라 칡뿌리를 캐 먹었던 추억까지 한 번에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고 했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무용의 이미지와 대조적인 추억들이지만 강원도 태생 특유의 뿌리 근성은 그가 한국무용가로서 두드러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토대가 됐다.

    그는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초교, 유봉여중, 춘천여고를 졸업했다.

    무용인의 끼는 어린 시절부터 숨길 수 없었다. 길거리에서 주운 박스 양쪽을 뚫고 실로 연결해 장구라며 들고 춤을 췄다고 했다. “구들장 꺼진다. 고만 좀 춤춰”라고 소리 지르던 어머니 말씀을 뒤로 한 채 집안 곳곳을 무대 삼았다.

    시험을 보고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라 “공부도 잘하는데 왜 무용을 하려고 하느냐”는 반대도 있었지만, 세계적인 무용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상경했다. 

     

     강원도립무용단 기획공연 ‘불휘’에서 정민류 교방 장고춤을 선보이고 있는 경임순 무용가. (사진=강원도립무용단)
    강원도립무용단 기획공연 ‘불휘’에서 정민류 교방 장고춤을 선보이고 있는 경임순 무용가. (사진=강원도립무용단)

    이후 4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고 그는 한국무용을 대표하는 무용가로 자리매김했다.

    전통무용가로 무형문화재의 전승과 보존에 기여한 것은 물론 안무, 교육, 연출, 감독, 기획,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대조영, 불멸의 이순신, 무인시대 등 KBS 대하드라마 무용감독을 지냈으며 경자년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행사’ 주제공연 ‘무궁강산’을 연출, 출연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하고 제20회 자랑스러운 강원여성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춘천에서도 춘천 전통문화 행복 대축제 길놀이 등 지역 행사를 연출, 출연하고 강원대, 춘천교대에서 외래강사를 지내는 등 지역과의 끈도 놓지 않았다. 육림고개에 있는 옛집도 아직 그대로다. 언젠가 고향에서 후배들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의 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 무용가는 “이번 공연에서 권영심, 정영수, 윤혜정, 원미자, 김수현, 박재희, 김매자 등 강원 출신인 명무들 가운데서도 전국 최고인 선후배 무용가들과 합동공연을 펼쳐 감개무량했다”며 “강원도립극단의 윤혜정 예술감독과 무용단 후배들과 한 무대에 서니 고향 품에 돌아왔다는 실감이 났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공연예술계에서 직접 발로 뛰며 얻은 성취와 결과물들을 내 고향 춘천과 강원도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며 “특히 강원무용의 발전과 후배 무용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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