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수부도시 춘천 살리는데 여야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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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 수부도시 춘천 살리는데 여야가 따로 없다

    • 입력 2023.04.18 00:00
    • 수정 2023.04.18 12:23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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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MS투데이 DB)
    (그래픽=MS투데이 DB)

    어느 지역이든 지역을 대표하는 1등 도시가 있다. 한국에는 서울, 경기도에는 수원이 그런 곳이다. 과거 왕이 거처하거나 관찰사(현 도지사)가 있는 감영(監營)의 소재지로, 근래 들어선 해당 지역의 으뜸가는 도시라는 의미에서 예스럽게 수부(首府)도시라 부르기도 한다.

    강원도의 수부도시는 당연히 춘천이다. 조선시대에는 원주에 감영이 있었다고 하지만, 춘천으로 이전한 게 120년도 더 지난 일이다. 강원도 대표도시가 춘천이라는 것은 제주의 삼척동자도 아는 공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수부도시 춘천의 위상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행정의 중심은 겨우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른 대부분의 면에서 원주와 강릉에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력의 원천이라 할 인구수에서는 20년 전 원주에 역전당했고, 지역내 총생산(GRDP)으로 나타내는 경제 규모에서는 원주와 큰 차이로 밀리고 있다.

    여기에 요즘 들어 중앙 정부로부터 홀대받는 분위기가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정부가 3000억원을 들여 조성한다는 천연물 바이오 산업단지는 강릉이 후보지로 선정되었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차원에서 설립하는 반도체 교육센터는 원주에 들어설 예정이다. 미래차 육성과 관련된 정부 공모사업은 원주와 횡성에서 진행된다.

    김진태 지사가 선거 때 내건 한국은행의 춘천 이전 공약은 이미 쑥 들어간 상태다. 대신 김 지사는 세계적인 전기차 테슬라 공장을 유치할 후보지로 강릉을 언급한다. 한은이나 테슬라공장이나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지만, 성사 여부를 차치하고 도지사 머릿속에 춘천이 후순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실제 김 지사는 강원도 제2청사를 강릉에 설치한다는 정책 발표를 하면서 그로 인해 수백 명의 인구를 한꺼번에 강릉에 넘겨주게 된 춘천의 소외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한 바 없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후보 시절 ‘3춘 2경’ 시장이 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주 3일은 춘천, 2일은 서울에서 활동하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본지 보도에 따르면 취임 이후 9개월간 육 시장이 중앙정부나 서울을 방문한 횟수는 고작 5회에 불과하다. 정부에서 홀대받고, 도에서 외면받는 와중에 춘천시장은 대체 무얼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육 시장은 도지사와 원주·강릉시장이 모두 여당 소속인 점을 들어 야당 소속 단체장의 한계를 말하고 싶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수부도시를 지키는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는 없다. 적어도 춘천 시민이라면, 으뜸 춘천 되살리기에 모두 함께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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