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익의 교육만평]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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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익의 교육만평] 미국 대통령

    • 입력 2023.03.21 00:00
    • 수정 2023.03.21 08:09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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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익 책읽는춘천 공동대표
    최광익 책읽는춘천 공동대표

    면적 983만㎢, 인구 3억3000만명, 50개주, 연방정부 1년 예산 2100조원, 국방예산만 1000조원을 넘어 ‘천조국(千兆國)’이라 불리는 나라. 미국의 현 주소다. 이 나라의 대통령은 전 세계 유일한 초강대국의 수장으로 국제사회에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 대통령 한마디는 항상 세계적인 관심사이자 이슈가 된다.

    미국이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이주하면서 시작된 200년 남짓의 미국 역사는 다양한 갈등, 전쟁, 내전으로 점철되어 있다. 13개 식민주가 모여 독립을 선언한 후 오늘날 초강대국이 되기까지 구심점은 최고의 지도자인 대통령이었다. 초대 조지 워싱턴에서 현재 46대 조 바이든까지 미국 대통령의 면면은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 중임제이다. 원래 헌법에는 대통령 임기 연임 제한을 두지 않았으나 초대 조지 워싱턴이 연임 후 퇴임함으로써 최대 두 번이 관례로 이어졌다. 하지만 제32대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4선을 한 후 1951년 대통령 3선 출마 금지법(수정헌법 22조)이 제정되었다.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깃거리도 많다. 16대 에이브러햄 링컨, 20대 제임스 가필드, 25대 윌리엄 매킨리, 35대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은 암살되었다. 17대 앤드류 존슨, 42대 빌 클린턴, 45대 도널드 트럼프는 탄핵소추 되었지만 모두 임기를 채웠다.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 28대 우드로 윌슨, 39대 지미 카터, 44대 버락 오바마는 국제분쟁 해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제2대 존 아담스와 제6대 존 퀸시 아담스, 41대 조지 부시와 43대 조지 더블유 부시는 부자 관계이며, 제9대 윌리엄 해리슨과 23대 벤자민 해리슨은 조손관계이고,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처삼촌과 조카사위 관계이다.

    역대 대통령 인기순위는 설문조사나 정치적 견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우스다코다주 러시모어산에 얼굴이 새겨진 4명의 대통령(초대 조지 워싱턴, 3대 토머스 제퍼슨, 16대 에이브러햄 링컨, 24대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까지 합쳐서 5명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초대 조지 워싱턴은 이름 그대로 미국의 국부(國父)다. 식민지 시절 미국 독립군 총사령관, 연방헌법제정회의 의장, 초대 대통령 등 그의 업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식민지 지도자 모임에서 항상 만장일치로 추대될 정도로 희생정신, 추진력, 신중한 언행으로 차후 대통령의 선례가 되었다. 제3대 토마스 제퍼슨은 미국 독립선언서 초안을 작성한 지식인으로, 재임 중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1500만불에 사들여 미국 영토 크기를 3배나 늘렸다. 당시 루이지애나는 캐나다 국경에서 멕시코만까지 프랑스가 지배하던 땅으로 당시 미국영토의 두 배나 되는 크기였다. 제16대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북전쟁 승리, 노예해방 등으로 설명이 필요 없는 대통령이다. 24대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부통령 재임 중 대통령의 암살로 대통령이 된 후 서부개척, 파나마 운하 건설, 국립공원 지정 등의 업적과 더불어 러일 전쟁 막후 조정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미국 최초 4선 대통령이자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뉴딜정책 성공으로 미국의 중흥을 이끈 장본인이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제7대 앤드류 잭슨과 11대 제임스 포크 대통령 업적도 미국 역사에서는 큰 의미를 가진다. 앤드류 잭슨은 유복자로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잃고 문제아로 성장했다. 그는 맘에 들지 않으면 결투를 신청하기도 하고, 정부의 허가 없이 민병대를 조직하여 플로리다를 점령해 스페인 총독을 하야시키기도 한 풍운아였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후에는 종래 귀족 형태의 대통령 업무수행을 지역을 순방하고 국민의 민원을 직접 듣는 국민중심의 ‘잭슨 민주주의’를 실천하여 20불 지폐에도 등장하는 인물이 되었다. 11대 포크 대통령은 소위 ‘다크호스(Dark horse)’, ‘언더독(Under dog)’으로 표현되는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당시 49살 최연소 대통령 당선자는 1년 전만 해도 중앙 정계에서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1년 전 테네시 주지사 선거에서 낙방한 인물이 바로 대통령이 되었으니 그 과정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의 그의 업적은 텍사스와 오리건 주 편입, 멕시코와의 전쟁 승리로 뉴멕시코와 캘리포니아를 미국에 편입시켜 강대국의 입지를 다졌다.

    우리들에게 미국대통령은 애증(愛憎)의 대상이다. 6.25전쟁, 경제 중흥, 민주화 과정에서 미국대통령은 고비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요즘은 그의 말 한마디가 우리를 옥죄는 비수가 되기도 한다. 또한 중국의 부상으로 이제는 강대국 사이에 끼여 두 나라 지도자의 눈치를 보는 일이 많아졌다. 이러한 냉엄한 국제환경 속에서 두 나라 지도자를 잘 아우르는 지혜로운 대통령이 우리에게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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