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억원 들였는데 아무도 안 쓰는 강원도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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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억원 들였는데 아무도 안 쓰는 강원도 앱

    • 입력 2023.03.13 00:02
    • 수정 2023.03.16 08:19
    • 기자명 이정욱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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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가 도민들에게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출시한 '나야나' 앱이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우리도'로 명칭을 변경했다. 국비와 도비, 민간투자 등 개발에만 약 51억원이 소요되고 홍보 예산도 수천만 원이 투입됐지만 상표등록도 하지 못한 채 이름이 바뀐 것이다. 또한 강원도민이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는 수당은 ‘육아기본수당’과 ‘농어업인수당’에 밖에 없고 이마저도 신청률이 낮아 앱 개발에 따른 실효성 검증 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강원도민에게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강원도가 출시한 디지털 민원 통합서비스 플랫폼 ‘나야나’.

    51억 5천만 원이 투입된 앱은 87종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주민센터 등에 방문하지 않아도 각종 복지수당과 지원금 등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전자도민증 발급으로 공공시설 출입 인증이 가능하고, 정책홍보 채널 구축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능도 탑재돼 비대면 소통으로 기존 행정서비스의 불편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화제를 모았던 앱은 초반 가입자가 일 평균 7천여 명, 이용 건수도 6천여 건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3월 기준 앱 평점은 5점 만점에 2.6점, 올해 올라온 사용자 리뷰는 1건에 불과합니다.

    [인터뷰-춘천시민]
    “처음 들어봤어요. 약간은 낭비가 있는 것 같은데요. 조금 더 홍보가 많이 되고 혜택이 많으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실효성도 의문입니다. 

    강원도가 ‘나야나’앱 홍보에 사용한 예산은 6천만 원, 도내 18개 시군 예산을 더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지지만 이미 다른 곳에서 선점해, 상표등록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아 ‘나야나’는 ‘우리도’로 명칭을 바꿨습니다. 
    또 당초 도민 생황을 디지털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강원도가 지급하는 82개 수당 중 우리도 앱으로 신청할 수 있는 수당은 ‘농업인수당’과 ‘육아기본수당’뿐입니다.

    그마저도 홍보 부족으로 농어업인수당을 앱으로 신청한 비율은 2%대에 그칩니다. 
     
    [인터뷰-춘천시민]
    “이런 앱이 있다는 걸 알지 못해서 직접 가서 신청하고 그런 번거로운 과정이 있었는데, 진작 알았다면 그런 수고로움을 덜 수 있을 것 같고⋯.”

    이 밖에도 앱을 통해 지급된 지원금의 90%는 춘천시 일상회복지원금이 차지해 강원도 앱이라는 의미가 무색하고, 관련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종이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지원금도 많아 처음부터 체계적인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 소장]
    "인지도가 너무 떨어져서 주변에 이용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몇몇 수당 신청을 제외하고는 활용도가 떨어져서,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 적절한 사업인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고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건데, 수요 조사뿐 아니라 사업의 타당성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실시하는 작업을 철저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도민들의 편리를 위해 개발된 강원도 비대면 민원통합서비스 우리도 앱. 수십억의 혈세를 투입했지만, 불과 1년도 안 돼 개점휴업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MS투데이 한재영(촬영‧편집 이정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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