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 사용설명서] 잠자리에서 하는 ‘모닝 스트레칭,’ 보약보다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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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몸 사용설명서] 잠자리에서 하는 ‘모닝 스트레칭,’ 보약보다 낫습니다

    • 입력 2023.03.03 00:00
    • 수정 2023.03.04 00:04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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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봄기운이 문지방을 넘고 있습니다. 몸이 나른해지면서 기지개를 켭니다.  

    기지개는 영어로 ‘팬디큐레이션(pandiculation)’이라고 하는데, 스트레칭과는 다소 의미가 다른 듯해요. 고양이나 개가 잠을 자고 일어난 뒤 하품을 하며 몸을 길게 뻗는 행동을 말하거든요. 스트레칭이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라면 팬디큐레이션은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다시 말해 이런 팬디큐레이션의 효과를 인체에 맞게 개발한 것이 스트레칭이라는 뜻입니다.

    서두에 이렇게 용어설명을 덧붙인 것은 우리가 스트레칭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어서입니다.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해야 하는 건강수칙임에도 그냥 운동에 따라붙은 용어쯤으로 이해하고 있거든요. 

    인간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기지개를 켭니다. 이 같은 스트레칭은 각성효과와 함께 굳어있거나 뒤틀린 몸을 재정렬하는 효과가 있지요. 실제로는 그 이상의 효과를 보여준다는 보고들도 많아요. 

    먼저 우리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볼까요. 관절과 뼈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근육입니다. 이 근육은 힘줄(건)에 의해 뼈와 연결되고, 뼈와 뼈는 인대에 의해 묶여 관절을 형성합니다. 이렇게 근육과 건, 인대, 뼈를 통틀어 근골격계라고 하지요. 근골격계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운동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고정된 자세가 근육을 단축(짧고 굵어짐)시켜 유연성과 가동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지요. 과운동 만큼이나 정지된 자세도 우리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단축 상태가 오래가면 불편한 증상이 생긴다는 거예요. 근육에는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이 분포돼 있습니다. 그런데 단단해진 근육이 이들 혈관을 압박해 혈액순환을 방해합니다. 그 결과, 뭉친 곳을 중심으로 묵직하거나 뻐근하고, 심지어 결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질환으로도 발전하지요. 대표적인 것이 근막 통증 증후군입니다. 근막은 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고 질긴 외피입니다. 콜라겐과 같은 섬유조직으로 되어 있어 근육 크기에 따라 수축·이완합니다. 그런데 근육이 단축되면 덩달아 근막도 쪼그라들어 신축성이 떨어지지요. 이를 계속 방치하면 점차 굳어져 염증반응을 유발하고, 그 자리에서 통증(압통점)이 시작되는 거지요.   

    이외에도 여러 증상이 나타납니다. 예컨대 뇌로 올라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만성피로나 편두통이 생깁니다. 또 내부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림프액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아 면역력이 저하되기도 합니다. 근막은 근육이 있는 곳엔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자세와 동작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신체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는다거나, 동작의 가동범위가 짧아져 행동에 제약을 받습니다.   

    최근 스트레칭의 건강효과는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타대학 연구팀은 2020년 국제 생리학저널에 스트레칭이 혈류 개선 뿐 아니라 심장건강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2021년 국제스포츠의학 저널에는 스트레칭이 심장 박동수를 감소시키고, 동맥의 탄력을 향상시킨다고 보고도 있습니다. 또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추는데 스트레칭이 걷기보다 우수했다는 논문도 발표됐습니다.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보고됐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실내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지요.

    스트레칭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렇다면 효과적으로 스트레칭을 하려면 언제, 얼마나, 어떤 강도로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근육 뿐 아니라 근막까지 확장하는 스트레칭을 추천합니다. 특히 근막을 늘려주지 않고 근육만 키우면 작은 베갯잇에 큰 베개를 쑤셔넣는 행동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스트레칭은 운동 직후가 가장 좋다고 해요. 몸이 식지 않아 인대와 힘줄, 근막이 잘 이완되고, 부풀어 오른 근육이 근막을 팽창시키는 효과가 있어서입니다. 

    다음은 시간입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칭 효과는 신체를 늘인 상태에서 10초 정지할 것을 권하는데 근막까지 영향을 주려면 15~30초는 돼야 한다는군요.    

    하루 중에는 아침잠에서 깨어났을 때, 또 자기 전 스트레칭을 권합니다. 모닝 스트레칭은 밤사이 뒤틀린 근골격계를 바로 잡고, 혈관과 림프관을 압박해 순환을 도와줍니다. 특히 목 주위, 겨드랑이, 사타구니에는 혈관 가지와 림프절이 많아 스트레칭으로 이 부위를 꾹꾹 눌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기 전에는 개인에 따라 강조하는 부위가 달라집니다. 그날 어떤 자세 또는 작업을 했느냐에 따라 많이 사용한 근육을 충분히 늘려줘야 합니다. 스트레칭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안락한 밤을 맞이할 것입니다.    

    단, 아침과 저녁 스트레칭 동작은 무리해서는 안 됩니다. 굳어진 몸을 강제로 이완시키려다 자칫 연부조직을 다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스트레칭 방법은 유튜브에 많이 나와 있어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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