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기호 국회의원 어느 지역 대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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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기호 국회의원 어느 지역 대표인가

    • 입력 2023.02.15 00:00
    • 수정 2023.02.16 06:48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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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국회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 을)과 춘천 우두동에 위치한 의원 사무소.(사진=MS투데이 DB)
    한기호 국회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 을)과 춘천 우두동에 위치한 의원 사무소.(사진=MS투데이 DB)

    국민의 힘 한기호 의원이 지난달 23일과 이달 3일 두 차례에 걸쳐 지역구인 강원도 춘천을 찾아 경로당 등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가졌다. 한 의원은 이 자리에서 “3년 만에 시민들과 간담회를 가진다”라며 인사했다. 달리 말하면 시민들은 임기 4년 중 3년이 지나서야 자신들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만난 셈이다. 아무리 코로나 19 상황이라고 하지만 3년 동안 지역 주민들과 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때문에 “춘천에 관심이 없나 보다”, “선거철이 다가오긴 왔나보다”라는 화와 짜증, 서운함이 뒤섞인’ 목소리가 주민들 사이에서 만만찮다.
     한 의원은 육군 장성 출신으로 3선의 중진 의원이다. 제21대 총선에서는 춘천·철원·화천·양구을에서 당선됐다. 이전 총선 때와는 달리 기존 선거구에 춘천의 일부 지역이 편입됐다. 선거구 변경이 이뤄진 것이다. 한 의원은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을 역임한 데다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 의원으로서는 당에서의 존재감을 십분 강조할 만하다. 한데 춘천 시민들의 눈에도 그리 보일까. 선거만 끝나면 유권자들과 거리가 멀어졌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찾아오는 정치인 중의 한 명은 아닐까.
     한 의원은 군 출신답게 국방과 안보에 치중했다. 국민의 대표로서 당연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대목이 지역구를 대변하는 의원으로서 역할이다. 본지가 21대 국회 회의록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 의원이 언급한 대부분의 핵심어는 북한, 국방부, 군인, 부대 등이다. 춘천과 관련된 발언은 열 손가락 안에도 들어있지 않다. 총선 공약의 이행 실적도 그다지 양호한 편이 아니다. 특히 도청 신청사 부지 선정을 둘러싼 논란, 2021년 춘천시 전역에서 발생했던 단수 사태 때에는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한 의원의 관심에서 지역구인 춘천의 현안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 한 의원에게 “춘천의 표심이 낮다고 현안에 대한 비중도 달리 하느냐”라는 불만을 넘어, 심지어 “춘천 국회의원이 맞나”라고 묻고 있다. 이럴 바에는 내년 4월에 치를 22대 총선에서 춘천시만으로 선거구를 재조정해 단독 분구하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지역구 관리가 이런 모습으로 비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온당치 않다. 한 의원이 내세운 ‘도리와 의리를 지키는 정치’와 거리가 한참 멀다. 나아가 ‘국민의 삶을 채우는 정치’도 아니다. 표심은 지역에 따라 강할 수도 약할 수 있다. 그렇지만 특정 지역의 표가 많고 적음을 따져 현안을 챙기는 행태는 얄팍한 정치일 뿐이다. 한 의원은 모든 유권자의 대표인 까닭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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