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으로서 살아가는 원동력은 강원도 고향의 뒷산입니다.”
한국인 최초로 보급 없이 나 홀로 남극점을 밟은 산악인 김영미(42·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대장이 고향인 강원도를 방문했다.
김 대장은 9일 오후 강원도청을 찾아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면담하고, 도 본청에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100만원을 기부했다. 김 지사는 김 대장에게 축하 격려 메시지와 함께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후 김 대장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극점에 도달한 과정과 소회를 밝혔다.
김 대장은 “남극 종단 과정에서 체중 15㎏이 빠질 정도로 어느 한순간도 수월했던 시간은 없었다”며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하루 운행 생각밖에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이나 자연은 포기하지 말라는 야생의 장소라고 생각해 남극점에 도전했다”며 “팀을 꾸려 가고 싶었지만, 일정도 길고 힘든 곳이기도 해 혼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혼자라도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도전했다”고 덧붙였다.
평창 출신인 김 대장은 강원도를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김 대장은 “백두대간이 걸쳐있는 산줄기에서 태어나 자랐다. 강원도는 산과 바다가 있는 자연이 좋은 지역”이라며 “강원도에서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 강원도의 좋은 환경을 만나지 않았다면, 산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극에서 마주할 극한을 체험하기 위해 15㎏ 배낭을 메고 설악산을 40㎞씩 걸으며 훈련했다.
고향사랑기부제 동참 질문에 그는 “의미 있는 종단을 마친 만큼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강원도에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장은 지난해 11월 27일(현지시간) 남극 대륙 서쪽 허큘리스 인렛에서 출발해 51일 만인 지난달 16일 남극점에 도달했다.
당시 110㎏이 넘는 장비를 실은 썰매를 하루 11시간씩 끌며 총 1186㎞를 종단했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으로서도 첫 기록이다.
그는 종단 과정에서 차량 보조와 장비, 식량까지 지원받지 않은 채 홀로 대기록을 세워 많은 감동을 안겼다. 이 기록은 한국사에서 쉽게 나올 수 없는 뜻깊은 역사로 평가받고 있다.
김 대장은 강릉원주대 산악부를 시작으로 전문등반에 입문해 2008년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국내 최연소 7대륙 최고봉 완등 기록도 세웠다.
김 대장이 강원도에서 훈련한 장면을 담은 ‘남극점 도전기’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공개된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