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강원 떠난 의대생 57명⋯“서울로 가려고요”
  • 스크롤 이동 상태바

    3년간 강원 떠난 의대생 57명⋯“서울로 가려고요”

    일단 입학하고 반수나 재수 통해 수도권 재입학하는 추세
    처우 및 인프라 등 환경적 요인 차이로 인한 양극화 뚜렷
    지역인재 40% 의무선발, 하지만 정시모집 대부분 전국단위

    • 입력 2023.02.09 00:00
    • 수정 2023.02.09 17:12
    • 기자명 서충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3년간 강원지역 의대 재학생 57명이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3년간 강원지역 의대 재학생 57명이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비수도권 대학 26개 학과에 지원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으면서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 가운데 학업을 포기한 강원지역 의대생 수가 전국에서 최상위인 것으로 나타나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8일 종로학원의 ‘의과대학 대학알리미 공시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2022년 최근 3년 동안 전국 17개 시·도 의대 38곳의 중도탈락자는 561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수도권은 74.2%(416명)를 차지해 서울권 20.7%(116명), 수도권 5.2%(29명)과 비교해 중도탈락 의대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도탈락은 재학생이 자퇴, 미등록, 미복학, 학사경고 등으로 대학을 그만둔 경우를 뜻한다.

    비수도권 가운데서도 강원지역은 같은 기간 57명의 의대생 학업을 포기하며 광주(67명)에 이어 가장 많은 중도탈락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미래캠퍼스(원주)가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림대(17명), 가톨릭관동대(10명), 강원대(2명) 순이었다.

    이러한 비수도권 의대생의 중도탈락이 많은 이유는 서울 및 수도권에 있는 상위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본격적인 전공실습이 이뤄지기 전인 예과 시절 중도탈락(496명·88.4%)이 본과(65명·11.6%)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아 부적응의 이유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전국 단위 선발 비중이 매우 높은 정시에서 합격한 수도권 상위 성적 학생들이 비수도권 의대에 지원했다가 반수나 재수를 한 후 수도권 의대에 다시 지원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열악한 지역 의료 인프라와 지방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병원 취업과 개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수도권 의대 진학을 고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추후 병원 개업까지 염두에 둔다면 비수도권보다는 수도권에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도권으로의 학생 유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지역인재 의무선발을 40%로 의무화한 것이 오히려 비수도권 의대생 중도탈락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의무선발 인원의 40%를 수시에서 선발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시의 68%는 전국단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원하는 의대를 놓친 서울·수도권 수능 고득점 학생들이 비수도권 의대에 합격한 후 재수·반수를 통해 서울·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라며 “이런 현상은 계속 증가할 것이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더욱 격차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