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향사랑기부제와 지역의 기부문화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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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고향사랑기부제와 지역의 기부문화 활성화

    ■ 권희영 춘천시의원

    • 입력 2023.01.10 00:00
    • 수정 2023.01.11 06:38
    • 기자명 권희영 춘천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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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영 춘천시의원
    권희영 춘천시의원

    계묘년 시작과 함께 고향사랑기부제가 첫 시행됐다. 지자체에는 지역의 복리 증진을 위한 기금재원, 기부자에게는 기부를 통한 지역발전 기여와 세액공제·답례품 등의 혜택이 돌아간다. 각 지역의 답례품 제공으로 지역 농특산물의 매출 증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있다.

    이렇게 세 마리 토끼를 얻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각 지자체는 전 국민의 고향 사랑을 선택받고자 그 경쟁도 치열하다.

    고향사랑기부제의 홍보가 아직 미흡한 상태인데도 ‘고향사랑e음’ 사이트를 개설하고 일주일 정도 운용한 결과, 각 지역의 기부자들은 그 지역의 유명 특산품들을 답례품으로 선택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예측한 대로 춘천의 닭갈비, 횡성의 횡성한우 등등 지역 유명 농특산물이 선택받고 있다.

    첫발을 내디딘 고향사랑기부제이지만, 이렇듯 답례품 경쟁 위주의 기부와 내 고향을 위한 순수한 애향심을 내세운 기부로만 제도를 운영할 경우 앞으로의 장기적 기부제 운영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든다.

    이 제도가 안착하고 일상화된다면 침체기에 들 위험성도 있기에 장기적 관점으로 춘천만의 이슈를 주제로 삼아 기부의 명분이나 당위성을 피력해 기부 차별화를 하면 좋을 것이다. 필자는 답례품 선정위원으로 위원회에 참가했을 때 그러한 의견을 담당 부서에 전달했다.

    전국의 국민에게 춘천만의 현안들로 다양한 기부프로젝트를 구성해 그들이 여러 프로젝트를 놓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제11조 2항에 규정된 고향 사랑 기부금의 사용 목적은 첫째, 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보호다. 둘째는 지역주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이다. 셋째는 시민참여, 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이며, 넷째는 그 밖에 주민의 복리 증진에 필요한 사업의 추진 등으로 다양하다.

    법률에 규정된 기부금 사용 목적 내에서 우리 지역만의 취약계층 어린이들의 소원기금 모으기, 동네 어르신들의 복지시설 개선기금 마련, 취약계층 여성·청소년들의 위생용품 무상공급기금 모으기 등 구체적인 사안별로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기부프로젝트를 개발해 기부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한다면, 기부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주제의 기부프로젝트 모금률, 진행 상황과 전체 과정을 공유함으로써 크라우드펀딩처럼 자발적인 기부자들의 참여를 더 유도할 방법도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현재 국내에서의 기부문화를 돌아본다면,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단기적 이슈가 대두되었을 때 단발적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현상을 보였다. 때때로 사회적 이슈로 만들기 위해 각 자선단체는 빈곤 포르노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또한 ‘어금니 아빠’ 사건 등 잘못된 기부 사건의 폐단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기부’에 관한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한 폐단을 극복하고자 한국기부문화연구소와 ㈔한국필란트로피협회에서 공동으로 일정한 교육과 경력을 쌓고 검증된 자격을 득한 사람이 기부캠페인을 담당하게 하고자 ‘CCM’(후원모금공인캠페인매니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자격시험도 시행하고 있다. 필자도 1기로 시험에 합격해 CCM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많은 CCM이 배출되면서 자선단체 기부담당자들이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협회는 국가공인 자격증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의 궁극적 목적은 미국의 ‘CFRE’ 제도처럼 모금 자격을 가진 전문가를 통해 모금 명분, 모금액 목표, 모금 계획서 작성, 실행과 모금액 집행 결과까지 공개하는 것으로 모금 전문가가 책임지고 실행하도록 해 체계적이고 투명한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기부문화 전문화가 각 지역의 고향사랑기부제에도 접목되어 고향 사랑 기부 시 모금 이유, 목표액, 모금액 집행 현황, 집행 결과 등의 공개로 이어져 고향사랑기부제가 더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은 결국 국내의 전반적인 기부문화 체계화의 발판이 되어 지역의 기부문화를 한층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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