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어서 못 낳아"⋯집값 오르면 출산율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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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없어서 못 낳아"⋯집값 오르면 출산율 내린다

    집값 1% 오르면 합계출산율 0.002명 감소
    주택가격 상승은 자녀 출산 포기하는 원인
    26세까지 자녀 양육비용 6억1583만원 들어
    춘천 집값 8.1% 상승하니 출산율 0.073명↓

    • 입력 2023.01.04 00:01
    • 수정 2023.01.05 05:4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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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이 오를수록 가계 부담이 커져 자녀를 낳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택가격이 1% 오를 때마다 합계출산율은 0.002명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도 주택가격이 1% 상승할 경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은 0.002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합계출산율은 최장 7년간 영향을 받았고, 이 7년간 합계출산율은 0.014명 감소했다. 특히 2010년대 중반부터는 주택가격 충격에 따른 출산율 하락의 반응이 빨라지고 그 폭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 상승이 자녀 출산을 포기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보통 출산은 자산 축적이 적은 사회 초년생 가정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대출과 오랜 기간의 원리금 상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또 다른 비용이 발생하는 출산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한 학부모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한 학부모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연구에 따르면, 1명의 자녀를 26세까지 양육하는데 6억1583만원의 비용이 든다. 출산하지 않는다면 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처럼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질수록 출산을 기피하는 추세가 강해진다는 의견이다.

    춘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본지가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와 통계청의 시군구별 합계출산율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본격적인 집값 상승이 시작된 2020년에는 춘천지역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1명 밑으로 떨어져 0.975명을 기록했다. 2020년 12월 주택 매매가격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3.2% 오르는 동안 합계출산율은 0.042명(4.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에는 합계출산율이 0.902명으로 1년 새 0.073명(7.5%) 줄어드는 등 저출산 현상이 더 심해졌다. 이 시기 춘천지역 집값은 1년간 8.1% 상승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예산의 제약이 존재하는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출산과 주택가격 간에 상충 관계가 일어날 수밖에 없어 주택가격의 상승은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된다”며 “지속 가능한 사회구조를 위해 주택가격이 지불할 수 있는 수준에서 형성되고, 변동성이 낮게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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