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2700명 관리’⋯학교폭력 관리 경찰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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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명이 2700명 관리’⋯학교폭력 관리 경찰 태부족

    강원 학교전담경찰관 53명, 1명당 학교 12곳 담당
    인력 부족 지적 나오지만, 3년째 정원 못 채워
    교사 “학폭 예방 분명한 효과 있어 체계 손봐야”
    경찰청 “스토킹 치안 배치에 인력 조정 불가피”

    • 입력 2022.12.06 00:01
    • 수정 2022.12.06 17:10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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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 예방 업무를 보는 ‘학교전담경찰관(SPO)’ 인력이 학교와 학생 수에 비교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학교폭력 예방 업무를 보는 ‘학교전담경찰관(SPO)’ 인력이 학교와 학생 수에 비교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학교폭력 예방 및 청소년 선도 관련 업무를 위해 도입된 ‘학교전담경찰관(SPO)’이 1명당 과도한 수의 학교를 담당하면서 이들의 현실적인 대응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강원지역은 매년 학교폭력 피해자가 늘고 있지만, SPO는 감소해 인력 증원이 시급하다.

    5일 경찰청의 ‘학교전담경찰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강원도 내 SPO는 2022년 53명, 2021년 53명, 2020년 57명 등으로 감소 추세다. 3년째 정원(2022년 55명, 2021·2020년 58명)도 채워지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 활동 및 교육, 피해학생 보호 및 가해학생 선도, 학교폭력위원회 참석 등 학교폭력과 관련한 업무를 모두 수행해야 하는데도 인력은 부족해 효과적인 활동과 대응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 53명의 강원 SPO가 담당해야 하는 초·중·고 및 학생 수는 648곳·14만6274명이다. 1명당 12곳·2760명을 관리해야 한다. 강원도교육청의 ‘2022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도내 초·중·고 응답자는 1930명이다. 2021년 1345명, 2020년 1041명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늘었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의 등교가 원활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팬데믹 이전인 2019년(2093명) 수준으로 다시 돌아간 것을 보면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원도학부모회연합회 소속 한 학부모는 “매년 폭력으로 위험에 처한 학생은 늘고 있는데도 학교전담경찰관을 줄이는 것은 학교폭력 온상을 방관하는 행위”라며 “학교폭력 예방과 선도 최일선에 있는 학교전담경찰관이 이러한 추세에 대응해 적극적 활동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인력 증원과 운영지원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의 고등학교 교사 강모씨는 “경찰관 1명이 10개 이상의 학교를 맡아야 하기에 세밀한 관리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학교폭력 해결이 잘 이뤄지지 않았을 때 학교전담경찰관의 책임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압박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며 “이런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체계를 손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은 SPO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에 스토킹 및 데이트 폭력과 같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그쪽으로의 치안 인원 배치가 불가피해 SPO 정원 조정이 어려웠다”며 “인력 증원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하는 등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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