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노출된 장애학생들⋯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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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 노출된 장애학생들⋯대책 마련 시급

    지난해 강원 장애학생 인권침해 21건 발생
    성폭행·신체폭력 등 중대한 유형이 절반 차지
    학생수 고려하면 141명당 1명꼴⋯전국 상위권
    현장 “학교가 적극적인 예방 태도 취해야”

    • 입력 2022.12.05 00:01
    • 수정 2022.12.06 04:06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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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강원에서는 성폭행·신체폭력·괴롭힘 등의 장애학생 인권침해가 21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 강원에서는 성폭행·신체폭력·괴롭힘 등의 장애학생 인권침해가 21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강원도 내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뇌병변 장애인 A(9)군은 약 4개월간 동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동급생들은 A군을 공으로 가격해 멍이 들게 했고, 불편한 걸음걸이를 따라 하거나 장애와 관련된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등 괴롭힘을 일삼았다. A군은 이후 우울증과 적응 장애 진단을 받아 수개월간 치료를 받았다.

    도내 장애학생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막을 제도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개 시·도 교육청의 ‘2021년 장애학생 인권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에서는 총 21건의 장애학생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성폭행이 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성추행·신체폭력·사이버폭력·가정학대·가정방임 3건, 금품갈취·강요/괴롭힘 1건 순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86건, 전남 60건, 서울 52건, 광주·충남 50건, 경북 47건, 충북·경남 46건, 인천 23건, 대구 18건, 전북 17건, 부산 15건, 제주·울산·대전 9건, 세종 3건이다.

    강원 장애학생 인권침해 건수는 17개 시·도 중 많은 편에 속하지는 않지만, 장애학생수를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교육부의 ‘2021년 특수학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도내 특수학교·특수학급에 다니는 장애학생은 2955명으로 141명당 1명꼴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이는 광주(61명), 전남(67명), 충북(92명), 충남(98명) 다음으로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장애학생 대다수가 본인이 인권침해를 당했는지를 인지하지 못해 사태 파악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특수학교 교사는 “중증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장애학생들은 인권 침해를 당해도 그 사실을 잘 모르는 편”이라며 “만일 알게 되도 이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해 진위 검증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장애학생들에게 인권침해 사례와 신고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등 대처방법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하고, 예방을 위해 학교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강원도교육청은 장애학생의 인권 보호를 위해 경찰, 장애인단체 등 관계기관 담당자 15명으로 꾸린 장애 학생 인권지원단을 특수학교에 보내 인권 보호 방안 협의, 위기 학생 관리·지원, 인권 보호 교육·연수 지원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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