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연예쉼터] 이승기 사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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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의 연예쉼터] 이승기 사태 일파만파

    • 입력 2022.11.30 00:00
    • 수정 2022.12.01 06:30
    • 기자명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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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가수 겸 배우 이승기의 음원 수익 미정산 사태는 이승기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연예계 전체가 주시하고 있다.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지난 21일 이승기가 지난 18년간 137곡, 27장의 앨범을 발표했는데도 음원 수익 정산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그후 기획사 대표로부터 수익 정산을 못받았다는 아티스트들이 SNS 등을 통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승기의 팬 연합인 ‘아이렌’도 지난 24일 음원 수익 정산과 관련해 이승기를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이렌은 “후크가 대중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있는 이승기에게 20여년 동안 심리적 지배와 억압적 행동으로 자책감과 자괴감을 심어준 것에 대해 우리 아이렌은 매우 크게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네티즌 대다수도 이승기를 지지하고 있다. “끝까지 싸워서 잃어버린 18년 금전적 정신적 피해보상 다 받길 바라요.” “이승기씨가 이기는 선례를 남겨야 힘 없어서 정산 못받고 노동을 착취당하는 수많은 후배 가수들의 앞날에도 희망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등등의 댓글들은 이승기 문제가 연예계의 오랜 병폐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승기 사태에는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우선 이승기가 음원 정산을 받지 못하고도 18년이나 후크를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이승기가 아무리 똑똑함의 대명사여도 그는 고교 2년 때부터 이선희의 눈에 띄어 후크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권진영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됐다. 권진영과 이선희는 이승기에게 가정의 부모 못지않은 사회의 부모 같은 존재다.

    따라서 이승기가 권 대표에게 돈 문제를 따질 경우 부모 같은 신뢰가 형성돼 있는 관계를 깨뜨려야 하는 두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뒤늦게 수익 정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 시점부터는 이승기가 권 대표와 쉽지 않은 전쟁을 벌인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니 이승기 문제는 친형에게 출연료를 100억원 이상을 횡령당했다고 주장하는 박수홍 사건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 드러나 액수가 많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승기의 유일한 스승인 이선희가 18년간 과연 이 사실을 몰랐을까 하는 점도 많은 사람들이 제기하는 의문이다. 하지만 후크 측은 “이선희씨의 경우 후크엔터테인먼트의 시작부터 함께한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예우 차원에서 명목상 이사로 등재돼 있었으나, 후크엔터테인먼트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권진영 대표가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던 1인 회사였고, 이선희씨는 회사의 경영이나 수익 분배 문제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승기 사태의 향후 전망은 그리 만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크엔터테인먼트에는 이승기 외에도 몇몇 배우들이 소속돼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이승기와 같은 배우이고 아티스트 입장이라면 “이승기가 음원 수익 정산을 오랜 기간 못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분노한다”라는 말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이달의 소녀’ 멤버 츄가 스태프에게 갑질, 폭언을 해 팀에서 퇴출됐다고 소속사가 밝히자 같은 팀 멤버 현진, 츄와 함께한 스태프의 지지와 응원 글이 이어지는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

    게다가 후크가 “최근 한 매체를 통해 발표된 이승기씨와 소속사 간의 계약 내용(수익 분배 비율 등) 및 후크엔터테인먼트가 이승기씨에 대해 단 한 번도 음원 수익 정산을 해주지 않았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밝힙니다”고 알린 것도 법정 다툼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진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에 따르면 후크 쪽은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법률사무소 김앤장과 미팅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이승기의 음원 수익 미정산 사태는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 이는 그동안 열심히 연예 활동을 하면서 벌었던 이승기의 정당한 권리찾기다. 많은 연예인에게도 해당되는 일인 만큼 착취와 억압이 없는 ‘연예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화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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