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이 된 춘천의 거리⋯춘천형 공공예술 프로젝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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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이 된 춘천의 거리⋯춘천형 공공예술 프로젝트 ‘길’

    132명 작가 참여, 대규모 프로젝트
    근화동 일대, 11개 작품 영구 설치
    공지어, 닭 등 지역색 녹인 작품도

    • 입력 2022.11.25 00:01
    • 수정 2022.11.27 11:23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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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지역 미술인 130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베일을 벗었다.

    2022 춘천형 공공예술 프로젝트 제막식이 24일 춘천 꿈자람물정원 주차장에서 열렸다. 이번 프로젝트는 삭막한 도시 대신 예술이 점령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작, 지난 5월 처음 기획됐다. 

     

    2022 춘천형 공공예술 프로젝트 제막식이 24일 춘천 꿈자람물정원 주차장에서 열린 가운데 근화동 일대에 11개 작품이 설치됐다. (사진=한승미 기자) 
    2022 춘천형 공공예술 프로젝트 제막식이 24일 춘천 꿈자람물정원 주차장에서 열린 가운데 근화동 일대에 11개 작품이 설치됐다. (사진=한승미 기자) 

    프로젝트는 시민 발걸음이 닿는 곳곳을 미술관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에서 ‘길’을 주제로 삼았다.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와 민족미술인협회 춘천지부가 공공예술TF를 꾸리고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7월부터 지역 미술인을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했다. 두 협회에 속하지 않은 작가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총 132명 작가가 참여하게 됐다.

    과거 경쟁 구도였던 두 협회가 협업하고 소속 회원이 아닌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참여해 공공을 위한 작품을 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개월여 동안 모두 11개 작품이 완성됐다.

    프로젝트 주제인 ‘길’과 춘천, 공공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소양강 줄기 공지천에 살았다는 설화 속 ‘공지어’를 형상화한 모빌 형태의 작품부터 춘천의 상징인 닭갈비의 닭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포토존까지 다양한 작품이 완성됐다.

    또 춘천의 사계절과 아름다운 길을 표현한 ‘사계절로 걷는 호반 춘천’, 마을을 지키는 장승을 20개의 4각 기둥으로 단순화해 지역 자연과 전통 등의 상징물을 그려낸 ‘춘천 지킴이’ 등의 작품도 있다.

     

    춘천 대표 먹거리인 닭갈비를 상징하는 포토존으로 만든 '#춘천왔닭!' (사진=한승미 기자)
    춘천 대표 먹거리인 닭갈비를 상징하는 포토존으로 만든 '#춘천왔닭!' (사진=한승미 기자)

    입체 작품이 생소한 회화 작가들의 참여를 끌어낸 시도도 눈길을 끈다. 

    ‘춘천市-人(춘천시-인)’은 서예와 캘리그라피 작가 20여명의 작품을 한데 모은 작품이다. 주로 한지에 작업하던 서예가들의 한글과 한문으로 적은 ‘춘천’ 등의 문구가 철판에 새겨졌다. ‘畫人列傳(화인열전)’도 지역 회화 작가들의 도자에 옮겼다. 황효창, 함섭, 김명숙, 구자근 등 원로작가 등 41명의 작품을 야외 갤러리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길을 걷는 시민들에게 예술과 함께하는 휴식을 선물하기 위해 벤치 형태를 한 ‘시가 있는 쉼터’도 제작됐다. 춘천을 찾는 청춘 여행객들을 상징하는 ‘ㅊㅊ(춘천-청춘)’, 거대한 무를 통해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 ‘꿈꾸는 무’, 혐오의 시대 공존의 의미를 강조하는 ‘길 위의 고양이’ 등 익살스러우면서도 친근한 이미지의 조각 작품도 다수 제작됐다.

     

    20여명 서예가와 캘리그라피 작가의 작품을 철판에 새긴 ‘춘천市-人(춘천시-인)’ (사진=한승미 기자)
    20여명 서예가와 캘리그라피 작가의 작품을 철판에 새긴 ‘춘천市-人(춘천시-인)’ (사진=한승미 기자)

    완성작은 근화동의 춘천육아종합지원센터 인근부터 두미르 2차 아파트 앞 도로까지 약 500m에 이르는 구간에 설치,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김윤선(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장) 춘천형 공공예술 총감독은 “두 단체를 포함해 지역 미술인들이 공동으로 공공예술 작품을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상의 터전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순간을 함께 경험했다”며 “앞으로 시민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예술이 스며드는 힐링과 휴식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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