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비영리 스타트업, ‘쿨루프’로 기후위기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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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비영리 스타트업, ‘쿨루프’로 기후위기 막는다

    오늘 잇다, 도시 열 줄이기 위해 쿨루프 시공
    어린이집 옥상에 차열 페인트로 열 효율 높여
    냉방 사용 줄여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 높아
    기후 위기 대응 활동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도

    • 입력 2022.11.20 00:01
    • 수정 2023.09.07 11:44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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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청년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어린이집 옥상에 열차단 페인트를 도장하는 ‘쿨루프(Cool Roof)’ 캠페인에 나섰다.

    춘천 비영리 스타트업 오늘, 잇다(대표 김하종)는 이달 11일 우두동 우두나무어린이집 옥상에 쿨루프 작업을 실시했다. 앞서 올해 7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춘천사회혁신센터 및 시립 우두나무어린이집과 쿨루프 시공에 관한 협약을 맺은 이후 준비해온 결과다.

    쿨루프는 건물 지붕이나 옥상에 태양열 반사‧차단 효과가 큰 도료를 칠하는 작업이다. 이 특수 도료는 여름철 태양열 흡수를 줄여 건물이 뜨거워지는 것을 막는다. 실내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을 줄일 수 있다.

    2010년 미국 뉴욕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해 처음으로 시작된 쿨루프 캠페인은 당시 미 연방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가장 경제적인 10대 과제로 선정됐다. 태양의 고도가 높은 여름철 지붕의 차열 페인트가 태양열을 반사해 열 차단 효과가 높고, 고도가 낮은 겨울에는 쿨루프 시공으로 인한 열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춘천에서는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제안으로 쿨루프 시공 움직임이 시작됐다.

     

    비영리 스타트업 오늘, 잇다는 춘천지역 청년들과 함께 우두동 어린이집 옥상에 차열 페인트를 활용한 쿨루프 시공을 했다. (사진=오늘, 잇다 제공)
    비영리 스타트업 오늘, 잇다는 춘천지역 청년들과 함께 우두동 어린이집 옥상에 차열 페인트를 활용한 쿨루프 시공을 했다. (사진=오늘, 잇다 제공)

    오늘, 잇다의 쿨루프 캠페인에 참여한 청년들은 그동안 기후위기와 쿨루프 효과에 대한 이론 및 안전교육을 받는 등 페인트 시공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쿨루프 크루로 활동한 정은세(20·강원대 1학년)씨는 “페인트를 칠해본 적 없는 사람들도 간단한 교육을 듣고 쉽게 작업할 수 있었다”며 “사회적인 의미도 있고, 일상의 스트레스도 잊을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쿨루프 캠페인으로 시립 우두나무어린이집(원장 김혜옥)은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춘천문화재단 모두의살롱 후평, 춘천사회혁신센터 커먼즈필드에 이어 춘천지역 공공기관 건물 중 네 번째이자 어린이집 중 첫 번째로 쿨루프를 시공하게 됐다. 평소 우두나무어린이집은 어린이, 학부모, 교사 등 구성원들과 함께 탄소 중립을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해왔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PP‧PE 모으기,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 등이다.

    김혜옥 우두나무어린이집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립으로 재임용된 이후 2기 어린이집을 준비하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과 환경 실천 등 ESG 활동을 목표로 삼았다”며 “쿨루프는 탄소 중립을 위한 생활 속 실천의 첫걸음이며, 이를 계기로 아이들은 세상을 배워가며 환경과 기후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립 우두나무어린이집(원장 김혜옥)은 올해 6월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춘천 공지천에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을 실시했다. (사진=우두나무어린이집 제공)
    시립 우두나무어린이집(원장 김혜옥)은 올해 6월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춘천 공지천에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을 실시했다. (사진=우두나무어린이집 제공)

    한편, 쿨루프 캠페인을 진행한 오늘, 잇다는 춘천사회혁신센터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사업으로 인큐베이팅 과정을 마치고 강원지역 청년 기후위기 활동가 후원 매칭 플랫폼 구축을 위한 후속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 청년들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다시 사회적 가치가 있는 활동에 투자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으로 역할하기 위해서다.

    김하종 오늘, 잇다 대표는 “쿨루프는 도심의 열을 식히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비영리 스타트업으로서 지역 청년들의 활동 지원을 위한 기후정의 일자리 창출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쿨루프를 비롯해 건물의 열효율을 높이는 방법은 생활 속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해결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춘천지역처럼 겨울이 길고 추운 기후에서는 특히 이중창과 단열재 등 주택 인프라가 중요하다”며 “난방 사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단열 개선과 같은 집수리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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