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재팬’ 옛말⋯양양 거쳐 ‘GO 재팬’ 도내 여행객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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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재팬’ 옛말⋯양양 거쳐 ‘GO 재팬’ 도내 여행객 급증

    무비자 허가·엔저 현상에 일본 여행 인기
    ‘100엔당 941원’ 뚝 떨어진 원·엔화 환율
    국내로 계획하던 여행·워크숍 등도 일본행

    • 입력 2022.11.11 00:01
    • 수정 2022.11.15 06:37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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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여행 계획했는데 일본으로 바꿨습니다.”

    대학생 서채린(22)씨는 친구들과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항공권을 예매했다. 당초 국내 여행을 계획했다가 최근 일본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서씨는 “무비자 여행이 가능해진 데다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져서 국내 여행과 여비 차이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양양 국제공항을 거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강원도민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1일 일본 정부가 3년 만에 해외 여행객들에 대한 무비자 여행을 허가한데다 원‧엔화 환율 하락이 맞물려 부담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노재팬)과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춘천 시민의 일본 여행 수요가 점차 늘더니 무비자 허가 이후로 크게 증가했다”며 “엔저 현상에 현지 분위기를 묻는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민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춘천 한 여행사 관계자가 일본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지역민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춘천 한 여행사 관계자가 일본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엔화 가치 하락도 일본 여행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오후 3시 기준 원‧엔화 환율은 100엔당 941.0원이다.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환율을 기록했던 9일(934.5원)보단 소폭 상승했지만 100엔당 1069.2원까지 치솟았던 지난 3월과 비교했을 때 130원 가까이 하락했다. 일본 현지에서 숙소비로 1만엔을 지불할 때 3월보다 약 1만3000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강원도민의 경우 가까운 양양 국제공항을 이용해 일본으로 갈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양양 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항공사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일본 도쿄 나리타행 노선을 취항한 후 31일까지 이틀만에 274명이 일본행 노선을 이용했다. 가장 최근 양양 공항에 일본행 노선이 열렸던 2018년(2월~3월)의 이용객(492명)의 절반이 이틀만에 이용했다. 현재도 운항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객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오전 춘천 한 시중 은행의 환율 중계 화면. 10일 오후 3시 기준 원·엔화 환율은 100엔당 941.0원이다. (사진=최민준 기자)
    10일 오전 춘천 한 시중 은행의 환율 중계 화면. 10일 오후 3시 기준 원·엔화 환율은 100엔당 941.0원이다. (사진=최민준 기자)

    10일 기준 양양-나리타 노선의 항공권(왕복) 가격은 38만원 정도다. 항공 운임 33만원에 유류할증료와 기타 세금이 추가된 금액이다. 날짜와 시간에 따라 가격은 또 달라진다. 평일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일정일 때 더 저렴해진다. 항공권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선 평일에 오가는 노선이 30만원 이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양양 국제공항의 항공권이 인천국제공항 등과 비교했을 때 더 저렴하지는 않지만 거리가 가깝고 주차요금이 무료라는 점에서 강원도민은 양양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다.

    개인 단위뿐만 아니라 단체 여행에도 최근 분위기가 반영됐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이달 말 재직 중인 회사에서 워크숍을 떠날 예정이다. 그리 길지 않은 2박 3일의 일정이지만 이씨의 부서는 일본을 행선지로 정했다. 타 부서들이 부산, 제주도 등 국내 지역을 고를 때 해외를 선택한 것이다. 그는 “우리가 타 부서보다 인원이 2~3명 적어 1인당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이 조금 더 많은 상황이었다”며 “엔화도 싸졌고 조금 아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 결정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여행의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춘천 지역 여행 전문 업체 ‘삼화여행사’ 관계자는 “인천, 김포공항보다 비교적 가까운 양양 공항에 일본으로 가는 노선이 생기며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며 “도쿄보다 더 인기가 많았던 후쿠오카로 가는 노선도 취항하게 되면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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