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빚 많은 강원도개발공사 ‘빚잔치’ 안 된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사설] 빚 많은 강원도개발공사 ‘빚잔치’ 안 된다

    • 입력 2022.10.19 00:02
    • 수정 2022.11.08 17:25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원도개발공사 전경. (사진=MS투데이 DB)
    강원도개발공사 전경. (사진=MS투데이 DB)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임기 안에 강원도 부채 60%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재정 혁신과 건전화를 위해 대규모 부채 감축을 선언한 것이다. 김 지사는 올해 추경을 취소하고, 일회성·선심성 행사와 중복 사업 폐지, 사업 우선순위 재검토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강원도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꾀하려면 맞는 방향이다. 강원도 부채는 지난 17일 현재 8643억원에 달한다. 올해 실질채무 6593억원에다 ‘레고랜드 건설비 보증채무’ 205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실질채무는 융자금을 회수하면 상환할 수 있는 지역개발기금 채권 발행액을 제외한 금액을 말한다.

    중앙·지방정부의 과다한 채무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지 않고는 국가와 자치단체가 안정적인 재정 운용 기조를 유지할 수 없다. 김 지사의 약속처럼 부채를 과감하게 줄이지 못하면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필수 신규사업도 추진하기 곤란해진다. 악성 부채의 원리금이 늘어나면서 부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시대에 막대한 부채를 안고는 지방 살림을 꾸릴 수 없다.

    공기업의 부채 문제도 마찬가지다. 강원도가 출자한 강원도개발공사(GDC)의 재정 상태는 심각하다. 지난해 GDC 총부채는 1조2675억원이었고, 적자는 2020년 128억원보다 11배 이상 급증한 1495억원이었다.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감정평가액보다 싸게 팔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GDC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적자가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GDC의 몇몇 사례를 보면 적자를 줄이려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GDC는 지난해 체육대회 예산으로 4349만원을 집행했다. 직원 1인당 14만4000원꼴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614만원보다 크게 늘었다. 도내 다른 공기업은 지난해 체육대회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거나 금액이 훨씬 적었다. GDC는 지난해 직원 명절 선물비로 4349만원을 썼다. 지방공기업 규모로 보면 천문학적인 부채를 갖고 있으면서 허투루 돈을 쓴 것이다. 

    공기업, 특히 지방공기업이라고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것은 아니다. 경영 실적이 좋으면 임직원이 과실을 나눠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적자가 급증하는 공기업에서 빚잔치를 해서는 안 된다. 젊음과 열정, 헌신과 노력, 피와 땀으로 일군 사기업이라면 적자투성이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방만하게 운영하겠는가. 도민 혈세를 흥청망청 쓴 도덕적 해이 사례가 아닐 수 없다. GDC의 재정 상태가 광역자치단체 공기업 중 최하위라고 김 지사가 지적하자 GDC는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부채를 줄이기로 결의했다.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