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침‘ 누락한 교육자료⋯강원도교육청, “전량 회수·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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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침‘ 누락한 교육자료⋯강원도교육청, “전량 회수·폐기“

    재작년 도교육청이 대표 발간한 '가이드북'
    교육부, '이념 편향성' 문제로 폐기 결정

    • 입력 2022.10.04 17:32
    • 수정 2022.10.05 17:55
    • 기자명 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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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교육청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이념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은 평화·통일교육 교재를 전량 회수·폐기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자료는 재작년 강원도교육청이 전국 시도교육청을 대표해 발간한 ‘중·고교 학생들의 북한지역 현장학습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남북이 활발히 교류할 경우를 대비해 협력 기반을 조성하고자 교육부로부터 특별교부금 2억 원을 받아 개발했다.

    교육부는 지난 2일 헌법정신과의 일치, 교육의 중립성 유지, 교육과정의 준수, 내용의 정확성 및 공정성 등 교과용 도서 검정 기준에 따라 교재를 검토한 결과 편향성을 확인했다며 도교육청에 전량 회수·폐기를 요구했다. 편향성의 근거로 6·25 전쟁 원인 설명 중 '남침' 사실 누락과 평양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 개성공단 가동 및 폐쇄에 대한 불균형적 기술, 불분명하거나 일부 편향된 자료 출처 등을 들었다.

     

    최근 교육부가 이념 편향성 등을 이유로 전량 폐기 '중·고교 학생들의 북한지역 현장학습을 위한 가이드북'을 4일 강원도교육청이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교육부가 이념 편향성 등을 이유로 전량 폐기 '중·고교 학생들의 북한지역 현장학습을 위한 가이드북'을 4일 강원도교육청이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육부는 이 도서 내용 중 “남한과 북한은 분단된 상태에서 1948년 8월 15일(남한)과 9월 9일(북한) 각각 정부를 수립하였고 이는 2년 후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단초였다“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6·25 발발원인으로 북한의 '남침' 사실을 누락하고 남북이 모두 잘못한 것처럼 지적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평양은 북한식 발전모델을 실험하는 공간이다' '북한은 평양에 21세기 사회주의 수도다운 기념비적 살림집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등 평양에 대한 긍정적 측면만 부각한 점도 지적했다. 개성공단 가동 및 폐쇄에 대해서는 '2016년 2월 북한의 핵‧미사일 사태와 관련한 갈등으로 박근혜정부가 전면 폐쇄결정을 내린 바 있다'라는 표현도 불균형적 기술로 거론됐다.

    교육부의 지적에 도 교육청은 이날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해당 도서를 전량 회수할 것을 지시했다. 도내 중·고교에 총 279권이 배포됐으며, 대부분 분실해 현재 14권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 교육청은 남은 교재를 모두 회수해 오는 7일까지 폐기할 방침이다.

    이병정 도 교육청 대변인은 "역사적 사실 누락, 북한 미화 등 편향성에 대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교재를 즉각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균형 잡힌 평화 통일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와 비슷한 사례를 면밀히 살피고자 정부 예산으로 기존에 제작한 평화 통일 교육자료에 대해 이달 말까지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한상혁 기자 sh029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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